덱스판테놀 제제가 탈모치료제 시장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덱스판테놀은 그 동안 다른 탈모치료제의 첨가제로 사용되던 성분이었으나 최근 이를 주성분으로 하는 약물이 잇달아 등장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는 탈모치료 보조제에 국한되는 만큼 효과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 등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달 초 현대약품은 국내 최초로 덱스판테놀을 주성분으로 사용한 일반의약품 경구용 탈모치료제 ‘덱스녹실정’을 출시했다.

고함량 단일제로 덱스판테놀을 사용한 제품은 덱스녹실정이 처음이다. 한 정에 함유된 덱스판테놀은 100mg이다.

현대약품 측은 “덱스판테놀은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 치료에서 꾸준히 효과가 입증된 성분”이라며 “덱스녹실정 출시로 탈모치료제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시장점유율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덱스판테놀은 비타민B5의 다른 명칭인 판토텐산의 유도체로 상처 및 기저귀 발진 등의 피부질환 치료 등에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피부와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콜라겐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물질로 덱스판테놀이 체내에 들어갔을 때 분해 과정을 통해 판토텐산으로 전환된다. 특히 상처 부위에서 농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외용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 동안 덱스판테놀은 주로 상처치료나 보습 등에 쓰임에 함유됐고 주된 효과가 탈모와 관련되더라도 보통 주성분이 아닌 첨가제로 사용되던 성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고함량 덱스판테놀 제제가 잇달아 품목허가를 받고 있는 것은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2월 콜마파마에서 첫 허가를 받은 덱스판테놀 제제가 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허가 행렬이 이어졌다. 이에 콜마파마를 비롯해 현대약품, 우리들제약, 바이넥스, 씨엠지제약, 맥널티제약, 더유제약, 경동제약, JW중외제약, 경보제약 등 10개사가 허가를 받은 상태다.

단, 지난해 6월 품목허가를 받은 대웅제약의 ‘모바렌덱스정’의 경우에는 올해 2월 품목허가가 취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품목들은 모두 일반의약품(OTC)이다. 전문의약품들과 달리 병‧의원을 방문해 처방전을 받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경구형으로 복약편의성도 강점이다.

하지만 덱스판테놀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탈모치료효과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기존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등 탈모치료제의 성격보다는 판시딜, 판토가 등 경구케라틴 제제 같은 탈모치료의 보조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현대약품의 ‘덱스녹실정’의 적응증은 '탈모의 보조치료'다. 탈모 예방이나 모발 영양이 부족한 경우에 효과를 볼 수 있고 기존 치료에 더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덱스판테놀 단독 요법만으로는 사실상 탈모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대한모발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은 1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탈모치료제는 물론 일반 의약품과 관련 의료기기 등을 모두 합한 탈모 치료 시장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의 탈모약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일부 과도한 마케팅 등에는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