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종근당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행정처분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는다. 행정처분에 따른 손해 규모가 워낙 커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종근당은 지난달 30일 대전지방법원에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품목 제조업무 정지 처분 등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29일 종근당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로우’(아토르바스타틴), 고혈압 치료제 ‘칸데모어플러스’(칸데사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과민성방광 치료제 ‘타무날’(탐스로신염산염), 항혈전제 ‘프리그렐’(클로피도그렐레지네이트) 등 4개 품목에 대해 4개월(8월 12일 ~ 12월 11일)의 제조업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종근당이 이들 품목의 원약 분량, 제조방법 등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준서 ‘변경관리(CKD-SOP-0902)’에 따른 변경관리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식약처는 나아가, 수탁자 준수사항 위반 등을 이유로 종근당이 생산하는 모든 정제와 캡슐제에 대해서도 1개월 7일(8월 12일 ~ 9월 18일) 동안 제조를 정지하는 내용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행정처분으로 예상되는 종근당의 손해액은 지난해 매출 기준 615억 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액(1조 3031억 원)의 4.72%에 달한다.

제조업무 정지 대상 품목 중 다른 제품으로 대체가 어려운 동맥경화용제 ‘베자립’과 당뇨병 치료 복합제 ‘듀비메트서방정’ 등 44개 품목에 대한 제조업무 정지 처분이 과징금(총 6억 9790만 원)으로 갈음됐는데도 손해 규모가 예상외로 큰 셈이다.

이 때문에 종근당은 행정처분을 받은 지 불과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행정처분이 적정한지, 과도한 부분은 없는지 법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사안이 시급한 만큼, 회사 측은 행저처분 집행정지 가처분도 함께 신청했다. 아직 정식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법원은 집행정지 인용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식약처의 행정처분 집행을 잠정적으로 정지시켰다.

이번 행정처분으로 종근당이 입게 될 손해 규모가 매우 큰 데다, 당장 이달 12일부터 제조업무가 정지되는 만큼, 사안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의 잠정 집행정지 결정으로 당장 600억 원대 손실 위기에 직면했던 종근당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식약처를 상대로 하는 소송인만큼 부담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18일 “종근당이 잠정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지만, 본안 소송에서도 기대했던 판결을 얻어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며 “양쪽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항소나 상고를 통해 소송 자체가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