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고동현 기자] 노년기에 이르면 신체기관 기능 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장년층에 접어들면서부터 몸이 점점 약해지고 잔병치레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허리가 굽고 허리통증은 물론 어깨, 무릎 통증까지 있으면서 ‘나이가 들면 몸이 아픈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노년층의 허리통증을 방치하면 거동이 힘들어지는 등 일상에서 큰 불편을 초래하므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허리통증을 느끼면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를 의심하는데,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병은 허리디스크 외에도 다양하다.

허리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협착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척추관협착증을 비롯한 ‘기타 척추병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에는 65세 이상 환자가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를 연결하는 연결조직인 ‘디스크(추간판)’가 손상을 입으면서 그 안에 있는 수핵이 탈출해 척추신경을 압박해 허리통증과 골반, 다리통증을 유발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뼈의 몸체와 디스크 뒤쪽에 관 모양의 공간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병이다.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생긴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허리디스크는 말랑한 젤리 같은 물질이, 척추관 협착증은 뼈와 관절과 같이 딱딱한 조직이 신경을 압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허리디스크는 빠른 시간 내에 증상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척추관 협착증은 서서히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의 경우에도 자세와 상관없이 허리부터 발끝까지 저림과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비슷하지만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과 저림이 더욱 심해진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통해서 관리가 가능하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DNA 주사, 프롤로 주사 요법을 통해 인대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DNA 치료는 혈관내 성장인자를 자극해 세포의 증식, 치유를 촉진해 통증을 감소시키는 치료법이다. 프롤로치료는 손상부위에 인체에 무해한 고삼투압 용액을 주사해 자연치유를 유도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경우, 주사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꾸준히 시행해볼 수 있으며,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는 말기에 이르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 역시 협착이 심하지 않으면 풍선 확장술과 같은 비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국소마취 후 꼬리뼈 쪽으로 특수 카테터 관을 통해 협착 부위에 풍선을 삽입해 좁아진 신경관을 넓혀주고 유착 상태를 완화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법이다. 통증 부위에 직접 약물이 투입되기 때문에 통증 개선 효과가 뛰어나다. 비수술치료를 받고 나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내시경을 통해 손상 부위를 직접 확인하며 유착방지제와 같은 약물을 투여하고, 레이저로 염증과 부종을 제거함으로써 척추관을 넓히는 최소 침습 수술로 수술 후 통증이 비교적 적고 회복도 빨라 노인환자에게도 적합하다.

서울바른세상병원 이재호 원장은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소 너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척추에 무리가 가는 잘못된 자세를 취하다보면 퇴행성 변화가 일찍 찾아올 수 있으니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허리통증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