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소인인 APOE 4 유전자를 가졌더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기억력 저하를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소인인 APOE 4 유전자를 가졌더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기억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BMJ에 실렸다.

최근 연구팀은 중국 북부, 남부, 서부 지역으로부터 정상 인지 기능을 가진 60세 이상의 참여자 29,072명을 모집하여 연구 시작 시점부터 2012년, 2014년, 2016년 그리고 2019년에 청각언어학습검사(AVLT)를 활용해 참여자들의 기억력을 평가했다.

참여자들의 평균 나이는 72.2세로 51.5%가 남성이었고, 유전자 검사 결과 20.43%가 알츠하이머병 및 관련 치매의 유전적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APOE ε4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AVLT는 참여자들의 즉각 회상(immediate recall), 단기 지연 회상(3분 후 회상), 장기 지연 회상(30분 후 회상), 장기 지연 인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연구팀은 미국 건강지침에 따라 ▶건강한 식습관(과일, 야채, 생선, 육류, 유제품, 소금, 기름, 달걀, 시리얼, 콩과 식물, 견과류, 차 중 7가지 이상을 섭취) ▶규칙적 운동(일주일에 최소 150분의 중등도에서 격렬한 운동 또는 최소 75분의 고강도에서 격렬한 운동) ▶활발한 사회적 소통(일주일에 2번 이상) ▶활발한 인지 활동(일주일에 2번 이상 쓰기, 읽기, 카드 놀이 등등) ▶금연(평생 100개비 이하 흡연자) 또는 과거 흡연자(금연한 지 3년 이상) ▶금주 또는 절주 등 6가지 건강한 생활 습관을 규정했다.

이후 연구팀은 6가지 생활 습관 중 충족하는 개수에 따라 참여자들을 ‘불량(0~1개, 6967명)’, ‘평균(2~3개, 16,549명)’, ‘우수(4~6개, 5556명)’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총 10년의 연구 기간에 모든 참여자의 기억력 점수는 꾸준히 감소했다. 기억력 감소는 노화에 따른 기억력 저하와 일관된 경향이지만, 연구팀은 ’우수‘ 그룹의 참여자들은 기억력 점수가 가장 높은 반면 ’불량‘ 그룹의 참여자들은 기억력 점수가 가장 낮았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생활 습관은 기억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며, 특히 건강한 식습관-활발한 인지 활동-규칙적 운동-활발한 사회적 소통-금연 또는 과거 흡연자-금주 순서로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기억 손실을 막는 기전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인지 보존 증진, 산화적 스트레스 및 염증 억제, 그리고 호중구 요소 촉진 등을 원인으로 예상했다.

그들은 건강한 생활 습관이 APOE ε4 유전자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참여자의 기억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결론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