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영재 기자] 디카페인 커피가 카페인 섭취의 중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금단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 금단의 측면에서 디카페인 커피 섭취가 갖는 이점을 다룬 연구 결과가 학술지 ‘정신약리학(Psychopharmacology)’에 실렸다.

위약(placebo)이란 치료 효과가 없는 물질로, 주로 무작위 통제 임상 연구에서 실제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대조군 참가자들에게 제공된다. 위약을 복용한 대조군의 데이터는 실험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으로서 연구에 활용된다.

하지만, 종종 위약을 투여받은 사실을 모르는 대조군에서 실험 약물의 기대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를 ‘플라시보 효과’라고 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신이 위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아는 참가자들에서 플라시보 효과가 관찰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 시드니 대학의 연구진은 디카페인 커피의 플라시보 효과를 조사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다수의 사람은 집중력을 높이고, 의욕을 얻기 위해 카페인을 섭취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커피는 이러한 효과 외에도 제2형 당뇨병, 심부전, 대장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도한 카페인의 섭취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 식품의약처(FDA)는 일일 카페인 섭취량을 400mg 이하, 혹은 커피 4~5잔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카페인은 의학적으로 의존성이나 중독성을 갖는 물질은 아니지만, 커피 섭취를 중단할 경우 두통이나 피로, 불쾌감, 우울증, 집중력 저하, 메스꺼움, 근육통 증의 금단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증상들은 디카페인 커피에 의해 완화될 수 있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와 동일한 맛과 향을 지닌 디카페인 커피는 금단 증상에 효과적이었다.

연구진은 하루에 세 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61명의 참가자들을 모집한 뒤, 24시간 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을 채 금단 증상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이후,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룹은 각각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게 될 것이라고 들은 뒤, 실제로는 디카페인 커피를 제공받았다. 세 번째 그룹은 대조군으로 설정됐고 물을 마셨다.

커피 혹은 물을 마신 지 45분이 지났을 때, 참가자들은 다시 한번 금단 증상 설문지를 작성했다. 그 결과, 자신이 카페인을 섭취했다고 생각한 첫 번째 그룹의 금단 증상은 유의하게 감소했다.

놀라운 점은 자신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것을 아는 두 번째 그룹에서도 첫 번째 그룹에 못지않게 금단 증상의 감소가 관찰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마도 커피를 마시는 의식적인 행위를 통해 카페인을 섭취하는 상황과 유사한 중추 신경계의 반응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결과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