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한지혁 기자] 인공 감미료 성분 '에리스리톨'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 감미료 '에리스리톨'과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 간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의 대사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종종 혈당 수치의 개선과 체중 감량을 위해 설탕을 인공 감미료로 대체한 식품을 섭취할 것을 권고받는다. 그러나, 현재 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인공 감미료들에 대한 장기 임상 시험 데이터는 없다. 일부 연구는 특정 감미료들이 체중 증가,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등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제안한다.

에리스리톨은 다양한 음식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인공 감미료의 일종이다. 에리스리톨은 일부 과일과 채소에 자연적으로 소량 존재하나, 가공식품에는 1000배나 많은 양이 첨가돼 있다.

최근, 한 연구진은 에리스리톨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련의 실험들을 진행했다.

먼저, 연구진은 1157명의 참가자로부터 혈액 샘플을 얻은 뒤, 이를 분석했다. 분석된 다양한 화합물들이 심혈관 질환과 연관성을 보였지만, 이들 중 에리스리톨이 가장 강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이어, 그들은 미국인 참가자 2149명과 유럽 출신의 참가자 833명을 대상으로 다시 한번 혈액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심혈관 질환이 있는 참가자들에서 혈액 내 에리스리톨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혈중 에리스리톨 농도가 상위 25%인 미국과 유럽 참가자들은 하위 25%의 참가자들보다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각각 2.5배와 4.5배 높았다. 또한, 미국과 유럽 참가자들에서 에리스리톨 수치가 1마이크로몰 증가하는 것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각각 21%와 16% 높였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에리스리톨이 혈액 응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수 차례의 실험을 통해, 그들은 에리스리톨 수치의 증가가 혈전 생성을 촉진하고, 혈전증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8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30g의 에리스리톨이 함유된 과자나 음료를 섭취했을 때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실험했다. 참가자들의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는 섭취 전에는 낮았지만, 섭취 후 몇 시간 동안 약 1000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에리스리톨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혈소판 응집과 혈전증을 유발함으로써 심혈관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리의 발견이 더욱 큰 규모의 연구를 통해 재확인되기 전까지, 에리스리톨이 심혈관 질환의 증가를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다”라고 말하며, 에리스리톨에 대한 대규모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