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남연희 기자]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만 4000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청구 절차가 복잡해 청구를 포기한 사례도 수두룩해 미청구 금액만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실손보험금이 신속 지급 시 단 하루면 나오지만 한 번 밀리면 평균 8일이 수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손해보험협회가 공개한 올해 상반기 기준 손해보험사 보험금 지급기간 자료에 따르면 실손보험금 지급 평균 기간이 빠르면 반나절, 길면 하루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손해보험이 0.23일로 가장 짧았고, ▲흥국화재 0.45일 ▲메리츠화재 0.51일 ▲롯데손해보험 0.6일 ▲MG손해보험 0.71일 ▲삼성화재 0.77일 ▲한화손해보험 0.88일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보험금 추가소요 지급 기간은 길면 20일 가까이 걸리기도 했다.

실제로 ▲MG손해보험은 19.2일로 가장 길었고, ▲메리츠화재 13.8일 ▲롯데손해보험 12.2일 ▲DB손해보험 11.1일 등도 10일이 훌쩍 넘었다. 그 뒤를 이어 ▲삼성화재 8.6일 ▲한화손해보험 8.5일 ▲흥국화재 7.9일 ▲KB손해보험 7.8일 ▲현대해상 6.8일 ▲NH농협손해보험 5.6일 순이었다.

실손보험금 청구를 전산으로 요청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이달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종이 서류 없이 실손보험금 청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법안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 등이 실손보험금의 청구를 위해 요양기관에 요청을 하는 경우, 요양기관이 제3의 중계기관을 거쳐 보험금 청구와 관련된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간 실손 보험금 청구를 하려면 보험 가입자가 직접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 서류를 발급받고 이를 보험사에 제출해야 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번거로운 실손 보험금의 청구 절차가 간소화돼 국민 편의성도 제고될 전망이다. 다만 보험사가 환자의 개인 의료정보를 축적해 차후 신규 보험 가입이나 보험금 지급 거절 등에 악용할 수 있으며, 의료법·약사법의 개인정보보호 조항과 충돌한다는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한편, 청구상 불편 등의 이유로 미청구된 실손보험금만 연평균 2760억원에 달한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미청구된 실손보험금이 각각 2559억원과 2512억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는 3211억원이 미지급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