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유전자 편집 치료제 영국서 탄생 ... 1회 투약 45억 원, 세계 최고가

MHRA, SCD 및 TDT 치료제로 ‘카스거비’ 허가 특별한 재력가 아니면 접근조차 불가능한 약물
등록: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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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dna gene 게놈
유전자 dna gene 게놈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영국에서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편집하여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 신약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카스거비’(Casgevy, 성분명: 엑사감글로진 오토템셀·exagamglogene autotemcel)이다.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은 17일(현지 시간), 미국 버텍스(Vertex)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의 유전자 편집 치료제 ‘카스게비’를 만 12세 이상의 겸상 적혈구병(SCD) 및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TDT)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했다. 유전자 편집 치료제가 규제 당국의 관문을 통과한 사례는 이번이 전 세계 최초이다.


이번 허가는 2건의 임상 3상 시험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재발성 혈관폐쇄성 위기(VOC)를 동반한 만 12세 이상의 SCD 및 TDT 환자를 대상으로 ‘카스거비’ 1회 투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였다.


참고로, VOC는 적혈구의 혈류 차단으로 인해 조직에 산소 공급이 결핍되어 발생하는 전신 염증 반응을 말한다. SCD 및 TDT 환자의 주요 합병증 중 하나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시험 결과 ‘카스거비’ 1회 투약 이후 환자들은 12개월간 VOC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치료를 위한 수혈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러한 임상적 혜택은 평생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SCD는 적혈구의 모양이 낫 모양으로 변형되어 산소 결합력이 감소하고 혈류에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 낫모양 적혈구빈혈증이라고도 불린다. TDT는 헤모글로빈 사슬의 결핍으로 인해 적혈구 생성에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간 두 질환 모두 뚜렷한 치료제는 없었고, 환자는 빈혈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평생 정기적인 적혈구 수혈을 받아야 했다.


‘카스거비’는 SCD와 TDT를 1회 투약으로 완치하도록 설계된 유전자 편집 치료제다.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채집하여 높은 수준의 태아형 헤모글로빈(HbF) 생성을 촉진하도록 DNA를 편집하고, 다시 환자에게 주입한다.


태아형 헤모글로빈은 일반적인 헤모글로빈 대비 산소와 더 강하게 결합하여 자궁 내 태아 발달에 기여한다. 출생 12개월 이후 태아형 헤모글로빈은 BCL11A 유전자로 인해 생성이 중단되는데, ‘카스거비’는 BCL11A 유전자의 활성을 차단하여 HbF 생성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SCD와 TDT를 치료하는 기전이다.


MHRA은 올해 5월, ‘카스거비’를 혁신적 허가 및 접근 경로(ILAP) 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ILAP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에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약물의 출시 기간을 단축하여 환자가 의약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부 허가 제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과 유사하다.


‘카스거비’는 현재 유럽 의약품청(EMA), 사우디아라비아 의약품청(SFDA), 미국 FDA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중 FDA는 올해 7월 ‘카스거비’의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BLA)을 접수했다. FDA는 ‘카스거비’의 SCD를 우선 심사, TDT를 표준 심사 품목으로 따로 분류했다. 심사 기간은 각각 올해 12월 8일, 내년 3월 30일이다.


한편, ‘카스게비’가 출시되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물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카스게비’의 약가를 280만 파운드(한화 약 45억 원)로 추정했는데, 이전의 최고가 약물인 블루버드바이오의 유전자 치료제 ‘스카이소나’(Skysona, 성분명: 엘리발도진 오토템셀·elivaldogene autotemcel)는 300만 달러(한화 약 41억 7000만 원), 독일 CSL 베링의 B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Hemgenix)’는 350만 달러(약 45억 원)로 책정됐다.


따라서 이 약물은 특별한 재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그림 속의 떡’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충만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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