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의사의 권고 없이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고령 환자들이 많다는 실태를 지적하며 아스피린 사용 시 의사와의 상담을 강조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신 권고지침이 개정됐음에도 의사의 권고 없이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고령 환자들이 많다는 실태를 지적하며 아스피린 사용 시 의사와의 상담을 강조한 연구 결과가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아스피린은 통증을 완화하고 혈전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일반의약품으로, 처방전 없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과거에는 노인 심혈관 질환 예방을 돕기 위한 일차 예방으로 일일 아스피린 복용을 권장했으나, 최신 지침은 70세 이상 성인이 심장 질환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개정됐다.

하지만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60세 이상 성인의 29.7%가 여전히 심혈관 질환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었고, 5.2%는 전문 의료인의 권고 없이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차 예방(Primary prevention)은 특정 질환에 취약한 건강한 사람이 해당 질환에 걸릴 위험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말하고, 이차 예방은 뇌졸중 또는 심장 마비와 같은 질환에 대한 과거력이 있는 사람에게 시행하는 중재법(Intervention)에 초점을 둔다.

일일 아스피린은 더 이상 심혈관 질환에 대한 일차 예방으로 권고되지 않지만, 일부 환자에게 이차 예방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와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가 ‘심혈관 질환의 일차 예방으로서 일일 아스피린 복용’에 관해 업데이트한 지침에 따르면 70세 이상 성인은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심혈관 질환의 일차 예방으로서 아스피린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뇌졸중 또는 심장 마비 과거력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하루에 저용량 아스피린(75~100mg)을 복용하도록 의사가 권고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지침의 변화는 장기적인 아스피린 복용의 위험성을 시사한 2019년도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이에 최근 연구팀은 국민건강 인터뷰 설문 조사(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 성인 부문 자료를 분석해 40세 이상 참여자 18만6425명을 분석해 아스피린 복용 현황을 평가했다.

그들은 참여자들의 뇌졸중, 심장 마비, 협심증, 관상동맥질환 과거력을 파악한 뒤, 자의로든 의사의 권고에 따라서든 심장 질환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참여자들을 구분해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일차 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사용량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서서히 감소하다가 2018년 이후로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했고, 2021년에는 의사의 권고에 따른 일차 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사용량도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기준, 40세 이상 성인의 약 18.5%가 일차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했다고 보고했고, 60세 이상 성인의 경우 29.7%가 일차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했으며, 5.2%는 의사의 권고 없이 아스피린을 사용 중이었다.

전문가들은 의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60세 이상 성인 약 330만 명은 의사의 권고 없이 심혈관 질환 일차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하고 있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