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꿈꿔온 상위 제약사, 효자 품목도 변한다

도입 품목 중심 성장 한계 느낀 업계, 개량·복합신약 등 자체 개발 노력 10년 새 주요 매출 품목 변화...신약 R&D 성과도 속속
등록: 2024.07.09

출처:메디칼업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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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제약산업은 제조업 분야에 속하는 다른 산업들과는 다소 이질적 특성을 갖는다. 하나의 의약품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이 소요되며, 후보물질을 탐색해 연구를 진행해도 마지막 신약 승인까지 이를 가능성은 평균 0.01%에 불과하다. 제약기업이 매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어도 단기간에 큰 매출 상승을 꿈꾸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비약적 발전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등을 거친 지난 10년은 잔잔하던 제약업계에도 여러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2014년부터 2023년, 지난 10년 사이 제약산업 지형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본지는 창간 23주년을 맞아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의 10년 매출을 분석하고 제약산업 변화의 흐름을 들여다봤다. ① 제약 매출 지형도 10년 새 어떻게 바뀌었나


② 체질 개선 꿈꿔온 상위 제약사, 효자 품목도 변한다


국제 정세로 매출 하락 아픔 겪은 GC녹십자 하반기 혈액 제제 알리글로 출시 앞둬


2022년까지 매출을 조금씩 키우며 자리를 지켜온 GC녹십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하락의 쓴맛을 봤다. 2014년 9753억원이었던 GC녹십자의 매출은 2022년 1조 7113억원에 도달했다. 그러다 지난해 1조 6694억원으로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66배 증가한 수준이다.


GC녹십자의 최근 매출 하락에는 국제 정세가 영향을 미쳤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중동 지역 분쟁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엔데믹을 맞아 일반의약품과 백신 접종 수요가 감소하고, 혈액 제제 원료인 혈장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율이 크게 높아졌다.


다만 GC녹십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혈액 제제 알리글로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매출 회복 가능성이 점쳐진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는 지난해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혈액 제제는 생산자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공급 부족이 자주 발생하는 제품이다. 이에 약 13조원 규모의 미국 시장 진출 시 큰 매출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자체 개발 제품으로 꾸준한 성장 중인 한미 개량·복합신약 넘어 혁신신약도 지속 투자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 4908억원으로 7612억원을 기록했던 2014년 대비 1.96배 상승했다. 지난 10년 간 꾸준히 상승해 온 매출 흐름은 다른 상위 제약 기업과 비슷했으나, R&D 중심 제약바이오 기업을 표방하는 만큼 매출 성장 전략은 달랐다. 회사는 일찌감치 R&D에 역량을 집중해 제품을 자체 개발하고 이를 중심으로 매출을 늘려왔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한미약품의 국내 매출 구성 비율은 제품이 96.2%, 상품이 3.8%를 차지한다. 2014년에도 제품 86.2%, 상품 10.8%의 비율로 타사 대비 제품 매출 비율이 높은 편이었으나 10년 동안 상품 의존도를 더 낮췄다.


2023년 한미약품의 최대 매출 품목은 1459억원의 매출을 올린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이다. 이어서 아모잘탄, 에소메졸 등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 품목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개량·복합신약뿐 아니라 혁신신약 개발도 꾸준히 투자했다. 그 결과 2015년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에 혁신신약 후보물질 7개를 총 8조원 대에 기술 이전하는 기록을 세웠다.


덕분에 2015년 한미약품의 매출은 7613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1조 317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2019년, 2020년에 기술 이전했던 신약들의 권리 반환이 줄을 이으면서 2020년 매출이 한차례 하락하기도 했다.


매출 견인 품목 변화 꾀하는 대웅 해외시장에서 나보타와 펙수클루 주목


2014년 727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매출을 올렸던 대웅제약은 비교적 완만한 매출 상승세를 보이며 종근당에 추월당했다. 대웅제약의 2023년 매출은 1조 3753억원으로 10년 새 1.87배 증가했다.


하지만 대웅제약의 매출을 이끄는 주요 품목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 뇌혈관질환 치료제 글리아티린 등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14년과 달리, 이후 출시된 자체 개발 신약을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매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다. 나보타는 1408억원으로 2023년 대웅제약 매출의 11.5%를 차지했다. 주보라는 상품명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나보타는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했다.


국산 신약 34호 펙수클루의 매출도 고성장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2022년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출시 2년이 채 되지 않은 올해 5월 기준 매출이 1000억원을 넘겼다.


만성질환 전문의약품 필두


매출 1조원 도전하는 보령


보령의 성장세도 심상치 않다. 2020년 5441억 매출로 11위였는데, 2021년 5944억으로 10위, 2022년 7220억 매출로 제약사 매출 8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7위에 자리했다.


보령은 올해 1조원 매출을 올리고, 대웅제약, GC녹십자, 한미약품 등과 1조원 클럽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자신감의 기반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암, 당뇨 등 만성질환 전문의약품의 경쟁력이다.


특히 고혈압 신약 카나브는 다양한 복합제를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일명 그레이트 카나브 전략인데, 카나브 패밀리(제품군) 처방매출은 지난해 1697억원으로 2018년(728억원) 이후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HK이노엔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케이캡의 공동 마케팅도 보령의 1조원 클럽 가입에 청신호다. 보령과 HK이노엔은 순환기 치료제와 소화기 치료제의 영업마케팅 역량을 상호 공유하면서, 두 제품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성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선두 기업을 중심으로 내년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매출이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다현 기자
dhba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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