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대웅제약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염색 샴푸 시장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이지듀’ 브랜드로 관련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만큼, 제품 상용화 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현재 ‘일시적 염모제 조성물 및 이를 이용한 모발 염색방법’ 출원에 대한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출원 발명은 자극성 알칼리제 및 산화제를 실질적으로 포함하지 않아 모발 손상 없이 일시적 염색이 가능하고, 1제와 2제를 사용하는 통상적인 염색제와는 달리 수성의 단일 조성물(aqueous single composition)로 더 간편하게 염색할 수 있는 염모제 조성물에 관한 것이다.

염색 샴푸 시장에서 위해성 논란이 불거진 ‘THB(1, 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 대신 동일한 기전의 자연갈변 성분인 DHI(5,6-디하이드록시인돌)를 사용, 탄닌산 및 철과 조합해 인체에 안전하면서도 단 1회 사용만으로도 일시적으로 우수한 염모능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염색 샴푸 열풍을 일으킨 ‘모다모다’ 샴푸(1세대 제품 추정)와 비교 실험을 통해 우수한 염색 및 흰머리 흑화 효과를 확인했다.

염색 샴푸란 머리를 감으면 새치, 흰머리 등 모발이 자연스럽게 어두워지는 제품을 일컫는다. 국내에서는 브랜드 ‘모다모다’가 가장 먼저 출시하며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이 자사 샴푸 브랜드로 염색 샴푸를 선보이는 등 후발주자들이 가세하며 관련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염색 샴푸 시장 규모는 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모다모다’를 비롯해 초기에 출시된 염색 샴푸들에 포함된 THB 성분이 유전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THB를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로 지정하면서 관련 제품들은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이에 ‘모다모다’를 비롯한 염색 샴푸 제조업체들은 THB를 다른 성분으로 대체한 2세대, 3세대 염색 샴푸를 내놓으며 새로운 경쟁을 시작했다. 그동안 제약사들은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면서도 이러한 염색 샴푸 경쟁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대웅제약이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 제약사들의 염색 샴푸 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이 특허청에 제출한 출원명세서에 따르면, DHI+탄닌산+철 조합 조성물은 1차 샴푸부터 모발이 검은색으로 변화시키며 우수한 염모능을 보였다. 특히, ‘모다모다’ 샴푸를 포함한 비교군 중 가장 낮은 명도 값을 나타내며 어두운색을 나타냈다. 어두운색일수록 빛을 많이 흡수하는 성질을 이용해 흡광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DHI+탄닌산+철 조합 조성물은 염색 후 흡광도가 가장 많이 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성물은 세척력도 뛰어났는데, 시판 제품(아모레퍼시픽 ‘려 블랙’)에 비해 도구 착색력이 낮았고, 세정제로 닦으면 쉽게 얼룩을 제거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염색 샴푸는 염색약을 이용한 영구적 염색과 비교해 피부 자극이 적고 염색이 간편하다. 염모능도 크게 개선돼서 염모제 시장에서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대웅제약이 ‘이지듀’로 화장품 시장에서 사세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만큼, 염색 샴푸 시장에도 진출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에 따르면 ‘이지듀’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배인 125%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분기별 평균 22.4%의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68.1% 늘었다. 다만, 회사 측은 ‘이지듀’의 매출액 자체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이지듀’는 해외 진출도 활발한데, 일본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Qoo10)의 메가와리 행사에서 실시간 판매 랭킹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