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원제약의 ‘펠루비+트라마돌’ 복합제 개발 전략이 특허에 발목 잡혀 난항에 빠졌다. 2022년 특허출원 건에 이어 2023년에 신청한 ‘펠루비+트라마돌’ 복합제 특허출원도 퇴짜를 맞을 위기에 처한 것인데, 특허등록이 불투명해지면서 제품 개발 일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7일 특허청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지난해 출원한 ‘펠루비프로펜 및 트라마돌을 포함하는 진통용 약학적 조성물’ 발명에 대해 의견제출통지서를 받았다.

의견제출통지서는 출원이 거절이유를 포함하고 있을 때, 출원인에게 거절이유를 알리고 의견서 제출 기회를 주기 위해 특허청에서 발송하는 통지서다. 출원을 한 번에 거절하지 않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기회를 주는 것인데, 의견제출통지서를 받고도 거절이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특허청으로부터 거절결정을 받게 된다.

특허청은 대원제약의 ‘펠루비프로펜 및 트라마돌을 포함하는 진통용 약학적 조성물’ 발명이 스페인 제약사인 에스테베 파마슈티칼스가 지난 2016년 등록한 ‘트라마돌 및 NSAIDs의 공결정’ 특허를 통해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다(진보성 흠결)고 지적했다.

또한, 대원제약이 지난 2022년 출원한 ‘펠루비프로펜 및 트라마돌의 이온결합 화합물, 이를 포함하는 조성물, 및 이의 제조 방법’ 발명과 사실상 동일한 발명(선출원주의 위반)에 해당해 특허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에스테베 파마슈티칼스의 특허뿐 아니라 대원제약이 앞서 출원한 발명까지 ‘펠루비프로펜 및 트라마돌을 포함하는 진통용 약학적 조성물’ 발명의 특허등록 걸림돌이 된 것이다.

특히 ‘펠루비프로펜 및 트라마돌을 포함하는 진통용 약학적 조성물’ 발명도 에스테베 파마슈티칼스의 특허에 가로막혀 거절결정을 받은 상황이어서, 대원제약의 ‘펠루비+트라마돌’ 복합제 특허등록은 더욱 어려운 형국에 놓이게 됐다.

앞서 ‘펠루비프로펜 및 트라마돌의 이온결합 화합물, 이를 포함하는 조성물, 및 이의 제조 방법’ 발명은 진보성을 모두 만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특허청으로부터 거절결정을 받았다.

특허청은 당초 신규성과 진보성을 모두 만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으나, 대원제약이 출원서를 보정하고 의견서를 제출해 신규성 흠결 사유는 해소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진보성 흠결만을 거절결정 사유로 제시했다.

대원제약은 이러한 특허청의 결정에 불복, 특허심판원에서 거절결정 불복심판을 진행하는 동시에 해당 발명을 분할출원해 별도 특허등록 절차에도 나섰다.

‘펠루비+트라마돌’ 복합제 1상 종료 … 후속 임상은 아직

대원제약은 펠루비프로펜과 트라마돌의 이온 복합제인 ‘DW-1021’의 1상 임상시험을 마친 상태다. 해당 임상시험은 지난해 7월 승인받아 올해 1월 말 종료됐다. 건강한 성인자원자 48명(목표시험대상자 수)을 대상으로 ‘DW-1021’의 안전성과 약물상호작용을 평가하고 각 단일 성분과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했다.

‘DW-1021’의 후속 임상시험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의약품 개발은 통상 특허등록 상황에 맞춰 진행되는 만큼, ‘펠루비+트라마돌’ 복합제 특허등록이 늦어질수록 임상시험도 함께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펠루비’는 국산 신약 12호로 2007년 골관절염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뒤 2008년 출시됐다. 이후 요통, 류마티스관절염, 급성상기도감염 등으로 적응증이 확대됐으며, 서방형 제제인 ‘펠루비서방정’, 용출률과 부작용을 개선한 ‘펠루비에스’ 등이 추가로 발매됐다. ‘펠루비’는 현재 국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항염증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종근당, 휴온스, 영진약품 등으로부터 특허도전을 받아 현재 대법원 상고심을 진행 중이다. 후발 제약사 중 일부 제약사는 이미 제네릭을 출시해 대원제약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