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아킴 아럽 피셔 덴마크 상무 참사관이 중증아토피연합회 환우회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주한 덴마크대사관이 한국과 덴마크 간의 보건 교류를 강화하고,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현실을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자리에서 양국은 환우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 정책과 치료 환경 개선 방안을 공유하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지난달 19일, 서울의 덴마크대사관저에서 열린 간담회는 주한 덴마크대사관(대사 스벤 올링)이 주최하고,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우회와 오찬 형식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덴마크 상무참사관 요아킴 아럽 피셔와 보건의료 참사관 매즈 프리보그가 참석해 덴마크의 의료 정책과 환우회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중증아토피연합회 박조은 대표가 국내 치료 환경의 어려움을 소개했다.

덴마크 측 발표에 따르면, 덴마크 인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90만명이 'Danish Patients'와 같은 환우회에 소속돼 있다. 이들은 환자 교육과 사회적 인식 개선 활동을 펼치며, 치료제의 효과와 급여 기준 관련 정책 제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매즈 참사관은 "덴마크는 치료제 관련 법안을 만들거나 수정할 때 환우회의 의견을 반영한다"며 "환자와 소통을 중심으로 의료계가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덴마크는 이러한 협력 시스템을 통해 강압적이지 않은 치료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아토피연합회 박조은 대표는 한국의 치료 환경을 설명하며 "새로운 치료제들이 출시되면서 일부 환경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강보험 급여나 산정특례제도 때문에 치료제 선택이 제한되며, 부작용이 있거나 효과가 없어도 처음 선택한 약물을 계속 써야 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박 대표는 "환자들이 각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덴마크대사관은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한국과 덴마크 간의 보건·의료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덴마크는 과거에도 청력 건강, 비만, 당뇨병 등 다양한 만성질환과 정신건강, 난임 등에서 교류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온 바 있다.

이번 간담회는 양국의 보건 시스템을 비교하며, 환자 중심의 의료 정책이 어떻게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환자와 정부, 의료계가 협력해 지속 가능한 치료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