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동국제약이 해외에서 도입해 판매 중인 액상 골다공증 치료제 ‘마시본에스액(성분명 : 알렌드론산나트륨)’이 국내 환자들에게 동일 성분 정제만큼 충분한 치료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제 제품들의 단점을 개선해 복약 순응도를 높인 제품인 만큼, 이번 연구가 처방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인하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골다공증재단 공식 학술지 ‘Archives of Osteoporosis’을 통해 ‘마시본에스액’의 4상 임상시험 결과 논문을 공개했다.

‘마시본액’(2014년 품목허가, 2015년 출시)은 동국제약이 골다공증치료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아르헨티나의 가도사로부터 도입한 제품이다. ‘마시본에스액’(2020년 품목허가 및 출시)은 ‘마시본액’의 후속 제품으로, 기존 100mL 제형을 20mL로 개선해 복용량을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국내 알렌드론산 성분 액상 제제는 ‘마시본’ 제품군이 유일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 치료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제는 골밀도를 높이는 측면에서는 좋은 효과를 보여주지만, 흡수율이 낮은 것이 단점이다. 약물 흡수는 소장에서 진행되는데, 흡착력이 지나치게 강한 탓에 약물이 소장까지 가지 못하고 위에 붙어버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음식물 섭취 30분 전에 230ml 가량의 물과 함께 약을 복용해야 하며, 복용 후 30분간 기립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복용법을 지키지 않으면 상부위장관 협착으로 인해 궤양, 천공, 출혈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마시본액’과 ‘마시본에스액’은 침전물이 생기지 않는 균질용액으로, 약물이 소장까지 신속하게 통과해 상부 위장관 체류 시간을 줄여 이상반응을 감소시킨다. 기립 자세 유지가 불필요한 만큼, 환자들의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원개발사가 진행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자료를 근거로 허가받은 제품으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그동안 없었다. 이에 동국제약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인하대병원에서 국내 폐경 여성 170명을 대상으로 ‘마시본에스액’의 4상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연구 기간은 2021년 시작해 지난해 마무리됐다.

연구진은 피험자들을 ‘마시본에스액’ 복용군과 알렌드론산 정제 복용군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12개월간 요추, 대퇴경부, 고관절의 골밀도(BMD) 변화와 약물 복용 6개월 및 12개월 시점에서 골 흡수 표지자(BTM)를 평가했다. 1차 평가변수는 12개월 후 요추 골밀도 변화였다.

연구 결과, ‘마시본에스액’과 알렌드론산 정제 복용군 모두 요추, 대퇴경부, 고관절의 골밀도(BMD)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1차 평가변수인 요추 골밀도는 ‘마시본에스액’ 복용군이 5.0% 증가, 알렌드론산 정제 복용군이 5.2% 증가해 비열등성 범위(-2.29%)를 충족했다.

‘마시본에스액’ 복용군과 알렌드론산 정제 복용군은 대퇴경부와 고관절 골밀도 변화도 각각 1.8% 대 1.6%, 2.2% 대 1.8%로 비슷했다. 골 흡수 표지자인 혈중 CTX와 PINP 수치 감소도 두 그룹이 유사했으며, 부작용 발생률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알렌드로네이트 용액(‘마시본에스액)은 환자가 서 있거나 누워 있는지에 관계없이 더 짧고 일관된 위 통과 시간을 보였다”며 “침상 환자나 자세 요구 사항을 따르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 환자에게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