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가 진단을 받은 후에도 신체활동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면 생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가벼운 신체활동도 사망률 감소와 관련이 있어 치매 환자의 건강 개선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와 미국 아칸소대 박용문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에서 새롭게 치매를 진단받은 60252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변화와 사망률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치매 진단 후에도 신체활동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시작한 환자의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치매 진단 전후 신체활동 수준을 자가 보고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신체활동의 강도가 가벼운 수준이든, 중간이든, 격렬하든 상관없이 신체활동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시작한 그룹의 사망률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걷기나 가벼운 집안일과 같은 낮은 강도의 신체활동도 사망률 감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남가은 교수는 기존 연구들이 특정 시점에서 신체활동을 평가한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치매 진단 전후의 신체활동 변화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매 진단 후 신체활동을 지속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생존율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박계영 교수(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는 치매 환자가 걷기나 가벼운 집안일 같은 간단한 신체활동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돌봄 제공자도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4년 11월호에 게재됐으며, 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치매 환자의 신체활동과 건강 유지의 연관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