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유한양행이 영·유아와 소아의 코막힘 개선 목적으로 많이 사용돼 온 비강세척(습윤)제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의 공급을 돌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불과 열흘 전 공급 부족 상태를 보고하면서 동시에 빠른 공급 재개 방침을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에 대한 공급 중단을 보고했다. 오는 4월 4일 최종 공급을 마지막으로 같은 달 7일부터 공급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공급 중단은 유한양행의 자체 사정에 의한 것으로, 유사한 효능·효과의 대체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공급 중단 보고에 앞서 지난달 24일 수입 품목인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의 공급 부족을 보고한 바 있다. 원개발사인 독일 스타다(STADA)사와 허가변경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관련 자료 입수가 늦어져 허가변경이 지연되면서,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유한양행 측은 “원개발사와 허가변경을 진행할 예정으로, 변경 완료 후 완제품에 대한 수입통관을 진행하겠다”며 “3월 말을 목표로 업무를 진행, 이른 시일 안에 품목 공급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로부터 불과 열흘 만에 공급 중단을 보고하며 사실상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의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회사가 급작스레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의 공급을 중단한 구체적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STADA와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관련 유한양행 관계자는 6일 헬스코리아뉴스에 “원개발사에서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특별히 더할 말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코막힘에 자주 사용하는 일반의약품 나잘스프레이는 크게 비강세척(습윤)제와 비강충혈완화제로 나뉜다. 비강충혈완화제는 부풀어 오른 비강점막의 혈관을 수축시켜 신속하게 코막힘을 완화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오트리빈’이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 옥시메타졸린, 자일로메타졸린염산염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주변에서 비강충혈완화제를 사용하는 성인 환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2세 미만 유아, 성분에 따라서는 12세 미만 소아에게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연령 금기 기준이 적용된다. 2세 이상 소아에게 사용 가능한 제품이더라도 1주일 이상 사용하면 코점막이 과도하게 부풀어 오르는 ‘반동성 비점막 비대’가 나타날 수 있는 등 부작용 우려가 작지 않아 사용에 신중한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비강세척(습윤)제는 코점막에 보습 및 세척이 목적으로 주로 건조한 환경에서 많이 사용한다. 우리 몸의 체액과 염분 농도가 같아 콧속 점막에 닿아도 자극 없이 비강 내 세척과 보습이 가능해서 유소아 코막힘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유한양행의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 유유제약의 ‘피지오머’, JW중외제약의 ‘베베클나잘스프레이’ 등이 대표적인 비강세척(습윤)제다. 주성분은 멸균천연(등장)해수 또는 생리식염수(염화나트륨)다. 유한양행과 유유제약 제품은 멸균천연해수를, 중외제약 제품은 생리식염수를 사용한다.

이 중 독일에서 수입하는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는 멸균천연해수와 덱스판테놀을 함유한 제품으로, 약국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비강세척제 중 하나다. 멸균천연해수 제품은 생리식염수 함유 제품들보다 보습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고 사용 기간에 제한이 없으며, 부작용 우려가 적어 유·소아의 코막힘에도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의 공급 중단으로 멸균천연(등장)해수를 함유한 나잘스프레이 제품은 ‘피지오머’만 남게 됐다. 생리식염수 나잘스프레이 제품은 10개 미만으로, 이 중에는 생산실적이 거의 없는 제품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