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의대 총 5개 대학은 지난 9일 SNS에 의대 복귀 결정을 사과하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성명서는 각 대학별 의과대학 학년대표(총 30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정부가) 허울뿐인 말을 내세워 학생들에게 복귀를 강요하고 불응 시 제적 처리를 하겠다는 초법적 협박을 서슴치 않았다"며 "의사 수가 부족하니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미래세대 의료를 이끌어 나갈 의대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질 사람은 교묘히 빠진 채로, 누군가가 의도한 것마냥 학내의 갈등만이 전면적으로 부추겨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 과정에서 가톨릭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학생들은 등록 투쟁으로 방향성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른 학교의 학우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발언했다.

또 "함께하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압박에 결국 굴하여 먼저 이탈하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그럼에도 말하고 싶다. 우리는 서로를 믿으며 여기까지 함께 왔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여전히 우리들의 투쟁 의지는 굳건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이들 5개 학교를 비롯해 전국 40개 의과대학 재학·신입생 등은 기존 미등록 휴학 투쟁에서 등록 후 수업 거부로 입장을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지난 8일 기준 의대 정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확정하는 조건을 단순 등록이 아닌 수업 참여(교육 정상화)라고 재강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고대 의대 前 학생 대표 5인이 복학 선택은 개인의 자유로,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하거나, 연세대 의대의 등록 후 투쟁결정에 의대협이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39개 단위를 저버렸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의대생 간 내부 갈등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아주대(총장 최기주) 의대 25학번 신입생들도 지난 9일 아주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명의 SNS 계정으로 수업 거부를 지속하겠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잘못을 숨기기 급급한 쪽에서 바라는 것은 명확하다. 생명의 존귀함을 믿고, 평생을 함께 할 동료의 소중함을 믿는 의과대학생들 간의 결속을 갈기갈기 찢어 다시는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 이후) 상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문제 해결을 위한 단초가 마련됐다"며 "어쩌면 대한민국 의료와 의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대표들은 "의학교육의 특성상, 증원된 25학번에 더해 24학번까지 적체돼 발생하는 교육 파행은 단지 의과대학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책임 있는 실질적인 해결 방안은 제시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2월부터 우리가 일관해 지적해 온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백지화 또는 수정 논의 역시 어떠한 진전도 없이 표류하고 있다. 의료 현장의 우려와 비판이 계속돼 왔음에도, 이를 수용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이 일관되게 제시한 해결책을 거절만 할 뿐인 '어른들'에게, 우리는 다시 한 번 엄중히 묻는다. 의학교육과 의료현장의 파행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며 "우리는 아직 책임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답변하겠다는 약속조치 듣지 못했다"고 표했다.

반면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최희선) 및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이사장 한희철)의 2026학년도 의대모집 정원 동결 요구에 대해 의대생들의 수업 참여가 먼저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