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동료 직원 1000명의 급여 명세서를 몰래 열람한 혐의를 받는 가천대 길병원 노조 간부 3명이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 1-1부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길병원 지부 간부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다른 간부 B씨 등 2명도 1심과 똑같이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인천시 남동구 길병원 지하에 있는 지부 사무실에서 병원이 관리하는 급여 데이터베이스에 몰래 접속해 다른 직원들의 월급 명세서를 1300번 들여다본 혐의를 받는다.

B씨 역시 A씨와 같은 방식으로 동료들의 급여 명세서를 1000번 넘게 확인했으며, 다른 간부는 해당 정보를 총 19번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급여 데이터베이스는 직원 개인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본인의 급여 명세서만 열람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A씨 등은 시스템 오류를 통해 타인의 명세서까지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피해 직원 수는 1000여명으로 추정됐으나, 시스템이 분리돼 있어 환자들의 개인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

A씨를 비롯한 노조 간부 3명은 1심 유죄 판결 후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 명세서를 본 것이 아니며,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으나, 다시 살펴봐도 원심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는 없었다”며 “피고인들은 정보통신망에 침입해 타인의 비밀을 열람했으므로 관련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피고인의 범행 기간과 횟수를 보면 죄질이 가볍지 않고, 항소심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