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현재의 우리나라 응급 의료 체계는 분절화돼 있어 환자 이송의 효율성을 크게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최근 이와 같은 내용의 ‘응급 이송 체계의 문제에 대한 분석과 해결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우리나라 응급 이송 체계의 현황 및 문제점을 검토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응급 이송 체계는 통일된 조정기관을 갖고 있지 못해, 각 지역이나 응급실 수준에 따른 유기적인 역할 분담이나 상호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응급 의료 정보는 병원 전과 병원 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나, 지금까지 여러 가지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 정보가 연계되지 못하고 각각 존재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소방청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3호를 근거로 공개의 목적이나 타당성과 무관하게 사실상 구급 상황 일지에 대한 정보를 외부에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응급실 내원 환자의 91.1%가 직접 내원한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응급 이송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원 비율은 평균 7.1%였고, 권역응급의료센터가 14.0%로 지역응급의료센터 7.5%, 지역응급의료기관 2.2%보다 상대적으로 전원 비중이 높았다.

반면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는 실시간 환자 정보 공유와 이송 조율이 가능한 통합 시스템이 구축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메릴린드 주의 응급 의료 시스템에서는 주 전역의 응급 의료 서비스를 Maryland Institute for Emergency Medical Services Systems (MIEMSS)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관된 응급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크게 7개의 부서로 나눠 각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응급의료 자원센터 및 시스템 통신 부서를 통해 병원, 응급 의료팀, 외상 센터 간의 통신을 관리하며 긴급 상황 시 환자 이송을 조정하고 있다.

일본의 응급 의료기관별 종별 체계에서는 1차 응급의료센터, 2차 응급의료센터, 3차 응급의료센터로 분류된다.

1차 응급 의료센터는 경미한 증상의 환자들이 이용하고, 2차 응급의료센터는 더 심각한 증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단계로, 대형 병원과 중소규모 병원이 이에 속한다.

3차 응급 의료센터는 중증환자 및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에 대응하는 단계로 상급병원, 외상센터, 심혈관센터, 중환자실 등 특수 시설을 갖춘 기관이 역할을 한다.

또한 중증환자만을 위해 병실을 비워 두고, 구급차로 후송되는 환자만 수용하며 스스로 오는 환자는 수용하지 않는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CritiCall에서는 의사가 현재 병원에 있는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 연락하면, 급성 치료병원의 서비스와 리소스 인벤토리가 포함된 Provincial Hospital Resource System(PHRS)을 사용해 상담을 제공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병원과 전문의를 찾아준다.

도움이 필요한 병원, 의사에게는 전체 CritiCall을 사용하는 방법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특히 위중한 환자의 경우 이송까지 담당해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통합 조정 기구 구성 ▲정보 연계 시스템 도입 ▲전원 체계 개선(기존 1339 또는 해외 CritiCall 방식 병원 간 직통 전원 시스템 도입) ▲응급실 의료진 법적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