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시민단체가 주도한 한 병원 고발이 알고 보니 경쟁 병원의 이해관계와 얽혀 있었다는 의혹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범시민단체연합에서 활동했던 김 모 씨는 최근 서울 마포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뒤, “범사련은 연세사랑병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K씨의 민원을 바탕으로 경쟁 병원인 A병원을 여러 차례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범사련은 2024년 7월 2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A병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에 나섰으며, 이후에도 10월과 11월에 동일한 사안으로 시위와 고발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범사련은 “K씨의 제보를 받고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제보를 검토하고 공익적 판단에 따라 고발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고발의 빈도와 지속성은 단순한 시민 활동 차원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특히 “K씨는 과거 연세사랑병원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었으며, 해당 병원의 법률 대리인의 조력을 받아 고발을 이어갔다”며 “같은 사안으로 경찰, 검찰, 보건복지부에 여러 차례 진정과 고발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쟁 병원에 대한 반복적 고발에는 연세사랑병원의 개입이 있었고, 이후 범사련까지 동원되면서 고발이 확대된 정황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 번째 고발 건에 대해 경찰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음에도, 같은 내용으로 다시 고발이 이뤄진 점은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씨는 “고발 당시에도 문제의 소지를 수차례 지적했지만, K씨는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범사련은 연세사랑병원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또 다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에 고발 취하를 종용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태다.

범사련은 지난해 4월 4일 연세사랑병원의 탄원서를 접수한 뒤, 서민생 측에 고발을 취하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범사련 이갑산 회장이 직접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오며, 경찰에 고발됐다.

시민단체 본연의 역할을 의심케 하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익을 위한 활동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자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통해 공익을 내세운 고발 행위가 특정 의료기관의 사익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 것이 드러나면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의료계와 시민사회 전반에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