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한미약품의 p53 단백질을 생성하는 ‘mRNA 플랫폼’ 기반 항암 신약 후보물질이 비임상 실험에서 탁월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차세대 항암제로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한미약품은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 참가하여 자사의 신약 후보물질 11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p53 생성 mRNA 치료제 후보물질의 논문 초록 2건이 16일(현지 시간) 공개되었다.

#첫번째 초록(Abstract #4330)은 한미약품의 최적화된 p53 생성 mRNA 플랫폼 기술에 대한 것으로, p53 단백질의 기능을 복원하여 p53 변이 암세포에서 선택적으로 항암 효과를 유도하는 mRNA 치료제를 설명했다.

타깃인 p53 단백질은 종양 억제 단백질(tumor suppressor protein)이다. 세포의 분열 과정에서 DNA 손상을 감지하고, 손상이 발생했을 때 이를 수정하거나 세포 자살을 유도하여 암 발생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p53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세포 분열 과정에서 DNA 손상 감지 및 자살 유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암세포가 무분별하게 통제 없이 증식하게 된다. 난소암, 식도암, 대장암, 두경부암, 후두암, 폐암 등에서 38~50%의 빈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이 p53은 한미약품뿐만 아니라 1979년 처음 발견된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의 유망한 항암 타깃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변이 p53은 표면에 리간드(특정 단백질에 결합하는 물질) 결합 부위가 없거나, 결합하더라도 단백질 조절이 어려운 이른바 ‘언드러거블 프로틴’(Undruggable Protein)으로 분류돼, 오랫동안 표적이 불가능한 단백질로 여겨져 왔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도 변이 p53 양성 암의 표준 치료법은 항암화학요법 뿐이다.

한미약품의 p53 생성 mRNA 치료제는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돌연변이로 인해 기능을 상실한 p53 단백질을 mRNA를 통해 건강한 p53 단백질로 대체하고,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여 암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초록에 따르면, 이 치료제 후보물질은 p53 돌연변이 양성 암세포, 그 중 p53 유전자가 완전히 결실된 암세포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회사 측은 이 치료제가 바이오마커로도 활용되어 환자 선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의 배경은 바로 mRNA 플랫폼 기술 덕택이다. mRNA는 세포 내 DNA의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로,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빠르게 재조합해 치료 후보물질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더해 한미약품의 mRNA 치료제 후보물질은 mRNA의 맨 앞부분에 ‘캡’을 추가하여, 체내에서 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용하고, 필요한 단백질을 더 많이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두번째 초록(Abstract #5696)은 한미약품의 mRNA 치료제 후보물질과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아브락산’(Abraxane, 성분명: 파클리탁셀·paclitaxel)을 병용 투약했을 때 효과를 설명한 것이다.

‘아브락산’은 세포독성 항암제로, 세포의 형태를 유지하는 미세소관을 억제하여 암세포의 DNA 손상을 초래,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특히, 한미약품의 mRNA 치료제가 p53 기능이 상실된 암세포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mRNA 치료제+‘아브락산’ 병용요법은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브락산’은 암세포의 미세소관을 억제하여 DNA 손상을 유도한다. 그러나 돌연변이로 인해 p53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암세포의 DNA가 손상되어도 사멸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데, 이를 mRNA 치료제를 통해 건강한 p53로 대체하여 암세포의 사멸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초록에서 mRNA 치료제+‘아브락산’ 병용요법은 동물 모델에서 인간 종양이 이식된 생쥐 5마리 중 4마리에서 말끔하게 종양을 제거하며 암세포의 세포 분열을 완벽하게 억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한미약품의 p53 생성 mRNA 치료제는 p53 기능이 손실된 암에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특히 기존의 치료법들과 병용할 경우 더욱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나타내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 논문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는 오는 4월 29일 현지 시간으로 각각 오전 9시와 오후 2시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