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익 성균관대 의대 석좌교수는 18일 인터뷰를 통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 선정돼 향후 5년간 약 2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아 항노화 신약 개발을 맡는다고 밝혔다.

김 석좌교수는 17일 삼성서울병원과의 인터뷰에서 전신 노화 역전을 목표로 한 연구 과제를 이끌고 있다며 "정년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과제를 수주하는 건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김 석좌교수는 "(지난) 1992년 일본 오사카대 시절부터 준비한 결과"라며 해당 과제를 '대학입시처럼 치열하게 준비한 연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현재 리주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김 석좌교수의 연구는 전통적인 개별 질환 중심이 아닌 전신 노화 전체를 표적으로 삼는 접근이 특징이다. 생물학적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를 고려해 약물 효과를 측정하고, 장기적으로 노화 진단 프로그램과 키트까지 개발 가능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김 석좌교수는 해당 연구에 대해 "노화를 막는 게 아니라, 되돌리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세포에 산소를 전달하는 적혈구 기능을 회복하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적혈구는 나이가 들수록 변형 능력이 떨어지면서 미세 혈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그 결과 세포 내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 기능이 저하된다. 이에 따라, 김 석좌교수는 적혈구 생성의 근원인 조혈모 줄기세포에 주목해 세포의 노화를 되돌리는 물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석좌교수가 연구소와 함께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은 적혈구 생성 및 기능 개선에 특화돼 있다. 해당 물질은 조혈모 줄기세포만을 젊게 만들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면역세포 기능 개선 등 광범위한 효과도 기대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해당 연구의 최종 목표는 주사제 또는 경구제 형태로의 신약 상용화로, 오는 2028년 임상 진입을 계획 중이다.

김 석좌교수는 기존 약가 중심의 임상 프로토콜 문제점을 보완한 현실적인 전략으로 개발 기간을 8년에서 5년, 임상 진입까지는 3~4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이번 과제는 기존의 '기초연구-기술이전' 방식이 아닌, 제약사들과 초기부터 공동 개발 방식으로 진행돼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 휴온스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멤버십 기업으로 참여헤 임상 및 유통까지 전주기 협력이 가능하다. 김 석좌교수는 "기초연구만 마치고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은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며 "처음부터 함께 가야 약물 개발부터 임상, 상용화까지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를 '9988 1234'로 설명한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하루 이틀 앓다 3~4일 안에 생을 마감하는 삶이라는 뜻이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한 기술이 바로 노화 역전 기술이라는 것이다. 김 석좌교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항노화와 역노화 사이 공통분모를 찾고 있으며, 그것이 곧 적혈구와 조혈모 줄기세포 활성화라고 확신 중이다.

김 석좌교수는 현재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리주바이오사이언스 창업을 준비 중이다. 산업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 중이며, 향후 투자 유치 및 기술 상용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 석좌교수는 "과거 연금술사들이 실패 끝에 만든 부산물들이 오늘날 항공기 재료가 됐다"며 "우리 연구도 불로초는 아닐지라도, 전신 노화를 되돌리는 데 기여하는 수많은 혁신적 부산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