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이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개발 과제명 : DWN12088)’이 흉터가 점점 커지는 질환인 켈로이드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전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피부과학 4대 학술지로 꼽히는 ‘영국피부과학회지(BJD,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는 최근 베르시포로신의 켈로이드 치료 효능을 평가한 동물실험 연구 논문의 초록을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대웅제약과 서울대보라매병원 성형외과 박지웅 교수팀이 함께 진행한 것으로, 논문의 제목은 ‘Prolyl-tRNA synthetase inhibitor as a novel first-in-class keloid treatment: Downregulation of de novo collagen synthesis and inflammatory cascade’이다.

켈로이드는 외상의 경계를 넘어서 진행하는 융기된 흉터로 심각한 피부 섬유화 질환이다. 과도한 콜라겐 축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단하고 반질반질한 표면을 가진 불규칙한 모양의 홍반 융기물이 나타나며 가려움증이나 압통이 발생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의 손상 부위보다 더 넓게 커지고 갈색으로 변하며 딱딱해진다.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고 켈로이드를 외과적으로 절제하면 더 큰 켈로이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치료법이 있지만, 대부분 완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뿐더러 재발률이 높다. 이에 대웅제약과 박지웅 교수팀은 켈로이드의 콜라겐 생합성에 필수적인 아미노산인 프롤린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프롤린과 tRNA의 결합에 관여하는 효소인 프롤릴-tRNA 합성효소(PRS)를 하향 조절하는 약물인 베르시포로신이 켈로이드를 치료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 유래 켈로이드 섬유아세포(KF)와 켈로이드 조직을 채취해 베르시포로신의 항섬유화 활성을 연구하고, KF 이종이식 중증 복합 면역결핍(SCID) 마우스 모델을 이용하여 생체 내(in vivo)에서 베르시포로신의 치료 효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베르시포로신은 켈로이드 섬유아세포의 이동 능력과 콜라겐 생성을 감소시켰으며, 섬유화 마커를 하향 조절했다. KF 이종이식 SCID 마우스 모델에서는 켈로이드 형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염증과 섬유화를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선택적 PRS 억제제인 ‘베르시포로신’은 켈로이드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새로운 동종 최초의 치료법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비대성 흉터와 같은 여러 섬유화성 상처 문제에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켈로이드에 대한 PRS 억제제의 안전성과 임상적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웅제약은 베르시포로신을 비대성 흉터 및 켈로이드(Keloid) 치료에 쓰이는 세계 최초 신약(First-in class)으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관련 적응증에 관한 베르시포로신의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 총 28명의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베르시포로신 피내주사 투여 후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다만, 회사가 식약처에 보고한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살펴보면, 아직 피험자 모집은 시작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 기술로 개발 중인 세계 최초 PRS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이다. 한 쌍으로 이루어진 PRS 효소에 대한 선택적 결합을 통해서, 환자의 생명에 필수적인 기능은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섬유화를 완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한 다수의 임상 1상에서 총 162명의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했으며,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다국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뿐 아니라 켈로이드, 전신경화증, 신장섬유증 등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며 베르시포로신의 적응증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