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안용민)는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 롯데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열고, 첫 날인 17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협회장 김길원), 대한정신건강재단과 '정신건강과 언론포럼' 및 정신건강의학기자상 시상식을 공동으로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총 2부로 나눠 진행되며, 1부의 정신건강 정책 토론회와 2부의 '제2회 올해의 정신건강의학기자상' 시상식 으로 구성됐다. 1부 포럼의 주제는 '정신건강의 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로,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정신건강 관련 주요 문제를 환기하고 방안을 제안하는 주제 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의 좌장은 신영철 성균관대 의대 교수와 김길원 연합뉴스 기자가 공동으로 맡았다. 주제발표는 △이해국 가톨릭대 의대 교수 △백종우 경희대 의대 교수가, 종합토론은 △민태원 국민일보 기자 △김일렬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이 참여했다.

이날 백 교수는 정신건강이 사회의 우선순위로 자리잡고 '마음이 아픈 모든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신건강 주류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정신건강 문제도 신체 질환과 동등하게 치료와 재발 예방대책이 필요하고,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 및 '암 관리법' 수준의 '정신건강복지법' 중대 개정과 제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그러기 위해 정신건강 영역의 전문가, 언론 및 사회가 연대와 협력으로 국가적 거버넌스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국민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전 사회적 전략'을 제목으로 정신건강 문제의 중요성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 정신건강정책의 법적 기반, 재정 및 거버넌스 구조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건 문제에 대한 전략인 '범정부적이고 범사회적(Whole-of-government and whole-of-society) 접근'을 강조했다.

이어정신건강 문제를 정부 내 보건 관련 부처를 넘어 교육, 노동, 법무 등 모든 부처와 시민·지역사회, 민간기업, 개인을 포함한 전 사회 구성원이 참여하는 전략을 추진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토론은 민 기자와 김 과장이 각각 정신건강의 가치 향상을 위한 언론의 역할과, 국가정신건강정책 수립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했다.

2부에서 열린 시상식은 국민 정신건강 증진과 인식 개선에 앞장서는 기자들을 격려하고, 정신건강 보도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진행된다. 이 상은 대신정과 의기협이 공동 제정했으며, 두 기관은 지난해 동안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린 기사를 대상으로 정신건강기자상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했다.

올해 개인 부문 수상자는 백영미 뉴시스 기자가, 팀 부문 수상자는 세계일보 기획취재팀(조희연, 김나현, 윤준호 기자)다. 백 기자는 지난해 자살 예방 기사 10여편을 보도하며 자살 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인프라 강화와 국가 차원의 종합적 대책 마련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등 자살 예방 정책의 방향성과 사회적 인식 제고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취재팀은 '망상, 가족을 삼키다' 기획보도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의 한계와 구조적 문제를 제기하고, 중증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목소리를 통해 국민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실질적 정책 논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안 이사장은 "정신건강기자상이 아직도 만연한 우리사회의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갈 수록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앞으로도 언론인의 큰 역할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제2회 올해의 정신건강기자상은 정신질환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로 국민 인식을 바꾸고 자살 예방 관련 제도 개선의 물꼬를 트는 데 힘써준 기자들에게 수여됐다"면서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는 데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공감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소통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