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가 자사의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토조라키맙’(성분명: tozorakimab)의 적응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dupilumab)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식약처에 따르면 한국AZ는 지난 18일 ‘토조라키맙’의 2b상(시험명: UMBRIEL) 국내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시험은 중간에서 고용량의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로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성인 환자 대상 ‘토조라키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번 임상의 대상 질환인 천식은 이미 사노피의 ‘듀피젠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듀피젠트’는 전체 천식 치료제 시장의 약 30%를 점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Z는 현재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에서 ‘토조라키맙’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3건의 임상 3상 시험도 진행 중인데, COPD 또한 ‘듀피젠트’가 지난해 7월 항체 약물 최초로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따라서 AZ는 COPD에 이어 천식까지 ‘토조라키맙’의 예비 적응증을 확대하며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사노피의 ‘듀피젠트’를 정조준하고 있는 셈이다.

관건은 ‘토조라키맙’이 유효성 측면에서 ‘듀피젠트’를 능가할 수 있느냐다. 두 약물을 1:1로 비교한 임상 시험은 없지만, 각 약물의 작용 기전을 통해 그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토조라키맙’과 ‘듀피젠트’ 모두 면역 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 인터류킨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로, 각각의 타깃은 인터류킨-33(IL-33)과 인터류킨-4(IL-4)이다.

IL-33은 염증 반응의 초기 경로에서 면역 세포의 활성을 신속하게 촉진하는 역할인 반면 IL-4는 염증 반응의 말단 경로에서 면역 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기능이다.

이때 IL-4 억제 기전인 ‘듀피젠트’는 불균형하게 구성된 면역 세포들의 활성을 사후적으로 교정하는 방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IL-33 억제 기전인 ‘토조라키맙’은 염증 반응이 과도해지기 전 초기 단계에서 개입하여, 근본적인 치료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현재 공개된 COPD 관련 데이터 기준, ‘토조라키맙’은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는 고위험 COPD 환자군 하위 유형에서 특출난 치료 효과를 나타냈으며, ‘듀피젠트’는 환자군의 하위 유형과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고른 증상 개선을 보였다.

아직 ‘토조라키맙’의 전체 데이터가 발표되지 않은 만큼 섣불리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토조라키맙’은 자가면역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치료 잠재력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천식 치료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토조라키맙’은 ‘듀피젠트’ 대비 차별화된 치료 접근법을 제시하며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편, ‘듀피젠트’는 2024년 283억 달러(한화 약 41조 원)의 수익을 거두며 전 세계 의약품 매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