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5mg 저용량의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는 것이 아토르바스타틴 10mg을 단독으로 복용하는 것보다 고지혈증 치료 효과는 물론, 안전성도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로수바스타틴 시장에서 이미 저용량 복합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아토르바스타틴 시장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제 학술지 ‘Lipids’는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한 저용량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의 결과 논문을 최근 게재했다. 이 논문은 종근당이 개발한 고지혈증 치료 2제 복합제 ‘리피로우젯’의 저용량 제품에 관한 것이다.

‘리피로우젯’은 종근당이 개발한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조합의 고지혈증 치료 2제 복합제다.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단일제인 ‘리피로우’의 후속 제품이자, 해당 성분 오리지널 제품인 ‘아토젯’의 개량신약에 해당한다.

아토르바스타틴 10·20·30mg에 에제티미브 10mg을 각각 더한 3가지 용량 조합으로 지난 2020년 품목허가를 처음 획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아토르바스타틴을 5mg으로 줄인 뒤 에제티미브 10mg을 더한 용량 조합의 제품을 추가로 허가받았는데, 이번 논문은 이 저용량 후속 제품의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담고 있다.

해당 임상시험에 참가한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총 228명이다. 환자들은 아토르바스타틴 5mg 및 에제티미브 10mg 병용 투여군(n=59, 이하 AVT5/EZE10 투여군), 에제티미브 10mg 투여군(n=60, 이하 EZE10 투여군), 아토르바스타틴 5mg 투여군(n=58, 이하 AVT5 투여군), 아토르바스타틴 10mg 투여군(n=58, AVT10 투여군) 등 총 4개 시험군으로 나뉘어 시험을 진행했다.

논문에 따르면, 약물 복용 8주 차에 측정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감소율은 EZE10/ATV5가 –44.8%로, EZE10(-12.7%, p<0.0001), ATV5(-27.3%, p<0.0001), ATV10(-32.0%, p=0.0012) 등 다른 시험군과 비교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8주 차에 목표 LDL-C 수치를 달성한 환자 비율도 EZE10/ATV5 투여군이 41.1%로 가장 높았다. EZE10 투여군은 8.9%(p <0.001), ATV5 투여군은 10.9%(p <0.001), ATV10 투여군은 27.3%(p <0.05)로 EZE10/ATV5 투여군과 비교해 LDL-C 수치 달성 참가자 비율이 크게 낮았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용량인 아토르바스타틴 10mg 단일제(ATV10) 투여군의 LDL-C 감소율과 LDL-C 수치 달성 환자 비율이 각각 EZE10/ATV5 투여군의 71%, 66% 수준에 그쳐 저용량 복합제를 복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 차이는 특히 중증도 및 고위험군 환자일수록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효과뿐 아니라 이상반응 역시 EZE10/ATV5 투여군에서 가장 적은 것으로 관찰됐다. EZE10/ATV5 투여군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6.9%(59명 중 4명)로, EZE10 투여군 15%(60명 중 9명), ATV5 투여군 12.3%(58명 중 7명), ATV10 투여군 27.6%(58명 중 16명)보다 압도적으로 낮았으며, 대부분 이상반응은 경증이었다.

연구진은 “스타틴은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한 1차 약물 요법으로 잘 확립돼 있고, 환자의 심혈관 위험에 따라 목표 LDL-C 수치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권장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종종 서구 인구 집단에서 도출된 것으로, 약리·유전학적 차이로 인해 저용량 스타틴으로 목표 LDL 수치에 도달하는 경향이 있는 아시아인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저용량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면 LDL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추면서 부작용을 더욱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에제티미브와 저용량 아토르바스타틴 병용요법이 우수한 지질 저하 효능과 향상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제공해 한국인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상지질혈증 치료 지침 등 여러 문헌에서는 동일 스타틴 용량에서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크고, LDL 콜레스테롤 강하율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용량을 복용해도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만큼 한국인에게는 저용량 스타틴이 더 유용하다는 분석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아토르바스타틴 20mg 단일제 투여와 아토르바스타틴 5mg 및 에제티미브 5mg 병용 투여의 LDL 콜레스테롤 감소율이 유사하다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제약사들은 다양한 스타틴 성분의 저용량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수바스타틴 저용량(2.5mg)을 시작으로 로수바스타틴 2.5mg 및 에제티미브 복합제, 아토르바스타틴 5mg 및 에제티미브 복합제 등이 이미 국내에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중 아토르바스타틴 5mg 및 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에서는 유한양행, 동국제약, 대원제약, 보령, 대웅제약, 종근당, 일동제약 등 7개 제약사가 경쟁 중이다. 지난 2023년 가장 먼저 허가를 획득한 유한양행의 ‘아토마브정’은 출시한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복합제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