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국내 의약품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19 특수 소멸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의정갈등에 따른 대형종합병원 의약품 사용 저조에, 사회 전반의 경기부진도 더해지며 영업실적 악화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이 코스피 33곳, 코스닥 30곳, 비상장 77곳, 다국적 35곳 등 총 175곳 제약에 대해 2024년 영업실적을 집계했다. 제약바이오협회 및 KRPIA 회원사 등 국내 시장에서 영업 중인 대부분 제약을 총망라했다. 다만 3월말 결산인 일본계 제약 7곳(아스텔라스, 다케다, 에자이, 다이이찌산쿄, 산텐, 미쯔비시다나베파마, 한국오노)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그 결과 175곳 제약은 39조 9628억 매출로 2.4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2조5082억으로 2.98%, 당기순이익은 1조9282억원으로 -6.98% 각각 역 성장했다.

이번 실적을 좀 더 세분화 시키면 유한양행 등 코스피 제약 33곳은 16조5977억 매출로 2.86%, HK이노엔 등 코스닥 30곳은 6조2288억 매출로 8.22% 각각 성장했다. 비상장제약 77곳의 경우 7조 4203억 매출로 7.85% 고성장을 나타냈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저조한 영업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23년의 경우 177곳 제약 집계결과 매출성장률은 0.53%, 영업이익 2.14%, 당기순이익은 5.73% 각각 성장했다. 매출성장률은 일괄약가인하가 단행된 지난 2012년 0.49% 성장 이후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지난해 매출성장률 2.41%는 2023년에 비해선 다소 나아진 수치이나 최근 13년 동안 3번째 저조한 기록이다. 일괄약가인하가 단행된 2012년 0.49%, 2023년 0.53%, 그리고 지난해 2.41%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3년과 지난해 연이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코로나가 잠잠해지며 특수를 누리던 일부 다국적제약의 급격한 매출하락에 영향 받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화이자제약의 경우 7837억 매출, -51.07% 역성장 했으며, 길리어드도 3198억 매출로 16.71% 줄었다. 이외에도 한국쿄와기린(689억, -29.92%)은 국내 시장 철수 결정에 따른 여파로, 바이오젠(89억, -61.56%)은 핵심 신약의 보험급여문제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다국적제약에 비하면 국내 제약은 그래도 실정이 좀 나은 편이다. 우선 63곳 상장제약기업은 지난해 22조8266억 매출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7% 성장했다. 4,27% 성장은 예년 평균성장률 '5~6%"에는 다소 못 미치나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비상장제약 77곳의 경우 7조 4203억 매출로 7.85% 고성장을 나타냈다. 기업별 매출실적을 살펴보면 동아제약이 전년 대비 7.55% 성장한 6786억원을 기록했고, 대웅바이오가 전년비 13.26% 증가한 5795억원을 매출했다.

제뉴원사이언스(3135억원, 9.58%), 명인제약(2695억원, 11.17%), 동광제약(2251억원, 9.33%), 유한화학(2122억원, 25.59%), 보령바이오파마(1965억원, 17.12%) 등이 좋은 실적을 남겼다.

한편 올해 최초의 2조원 매출기업이 탄생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2조 83억원을 매출, 전년 1조8090억원 보다 11.02% 늘리며 최초의 2조기업에 올랐다.

유한양행을 필두로 종근당,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광동제약, 보령, HK이노엔 등 국내 제약이 상위 8곳을 형성했고, 화이자제약이 전년보다 6계단이나 떨어니 9위로 다국적제약 가운데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JW중외제약이 10위를 차지했다.

순위를 가장 많이 끌어 올린 곳은 그린제약으로 2020억 매출로 943.57% 성장하며 전년 166위에서 105계단 오른 62위에 랭크됐고, 한국피엠지제약 705억 매출로 39.49% 성장하며 139위에서 116위로 26계단 올랐다. 반면 한국휴텍스제약은 1046억 매출로 56.83% 역성장하며 59계단 떨어졌고, SK바이오사이언스도 1562억 매출로 57.70% 역성장하며 31위에서 73위로 42계단 내려앉았다.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50위권에 이름을 올리려면 연간 2300억대 매출은 돼야 한다. 100위권에 들려면 연간 1000억 매출은 올려야 가능하다. 지난해 50위는 2326억의 한림제약 이었고, 100위는 995억 판매의 덕산약품공업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