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후조리원협회(회장 김형식)은 오는 6월3일 열릴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22일 국민의힘 및 더불어민주당에 저출생 극복을 위한 4대 정책 과제를 담은 제안서를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정책 제안서는 저출생을 극복하고 영유아와 산모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취지로 제작됐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본격적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저출생에 따른 국가적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정책제안서는 출산과 양육, 산모·신생아 건강관리를 포함해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대응을 위해 작성됐다. 협회는 해외 주요 국가의 경우 출산 및 양육을 공공부담의 영역으로 인식해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하고 주택 문제, 육아 부담 완화 정책 등을 추진하며 출산율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출범 이후 20년 가까이 4차례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나 출산 관련 정책이 여러 부처에 분산돼 일관된 집행이 어렵고, 인구 대책이 고령층 중심으로 편중돼 있어 출산·양육 여건 개선에는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출산율 반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와 함께 육아부담이 부모 개인에게 집중되고 있어, 산모와 영유아 건강관리가 가정의 책임으로 남는 점도 지적했다. 협회는 특히 신생아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사례가 늘고 있으나, 영유아를 위한 국가적 예방접종 체계는 마련돼 있지 않아 일반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따라서 산모와 영유아의 건강관리 수준 향상을 위해 산후조리원 서비스 개선과 체계적인 건강관리지원사업 시스템 구축 등 양육 부담 경감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 개선도 시급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대 과제로 △출산인구 전담부서 신설 및 출산·양육 지원 확대 △영유아 RSV 예방접종 국가 지원 △산후조리 서비스 공공성 및 품질 강화 △체계적인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사업 시스템 구축을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비효율적인 출산 지원 정책을 해결하기 위해 독립된 출산인구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각 지자체 차원이 아닌 국가 주도의 실효성 있는 출산·양육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협회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유관 부처 간 협력을 조율할 수 있는 신규 정부 조직을 운영하고, 출산장려금 1억원을 국가가 균등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녀 수에 따른 소득세 면제율도 2명은 50%, 3명 이상은 100%로 지정하며 육아수당 지급 대상을 청소년기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출산가정에게 장기 임대주택과 낮은 금리의 대출도 지원하며, 한국형 리츠(REITs)를 활용한 주거 안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협회는 "헝가리는 2019년부터 파격적 출산 지원책을 시행해 2021년 출산율이 한국의 약 2배인 1.59명에 달했고, 혼인건수도 전년 대비 28% 늘었다"고 근거를 밝혔다.

RSV 감염증 예방을 위한 예방접종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RSV 감염증은 생후 2세 미만 영유아의 90% 이상이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높은 제4급 법정 감염병으로, 폐렴·모세기관지염 등 폐 감염을 유발해 신생아 및 영유아 입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RSV 감염증은 건강보함 급여 고시 기준 고위험군(△미숙아 △선천성 심질환 △기관지폐이형성증 등)만 보험급여가 적용돼 건강한 1세 미만 영유아는 60~70만원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협회는 RSV 감염증 예방 솔루션 도입 시 입원율이 최대 82%까지 줄어든다며, 예방접종 대상을 1세 미만의 모든 영유아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한 산모 중 85.5%가 산후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받고 있으나, 저출생으로 산후조리원이 줄어들어 지난해 기준 460개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횬재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민간 산후조리원을 활용한 공공 서비스 체계를 도입하고, 일정 기준 이상 민간 산후조리원 100개소를 지정해 감염 예방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한 지원을 병행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산후조리원 인증 평가제 강화 및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안심하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K-산후조리 시스템의 질적 도약과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시행 중인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이 제공기관과 인력 관리 체계 부족, 행정 중심 운영 등의 문제로 한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산모와 제공기관, 서비스 제공인력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의 신뢰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향후 관련 정책 수립 시 활용 가능한 빅데이터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산후조리원협회장은 "출산율 0.75명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국가가 존재할 수 있는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 신호"라며 "세계 최저 출산율과 초고령화 사회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출산과 양육에 대한 국가적 패러다임 전환과 각고의 노력이 시급한 지금, 출산·양육·영유아 건강관리를 하나의 연속적인 정책 영역으로 보고, 전주기적 국가책임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저출생 위기 극복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