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호빈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제기구와 협력해 개발 중인 mRNA 백신의 임상 1/2상에 진입하며, 글로벌 기업의 특허 장벽을 허물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모더나의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 뉴클레오타이드 및 핵산 및 이들의 용도’ 특허에 대한 무효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내에 등록된 mRNA 제조 기술은 모더나의 용도 특허가 유일하다.

2023년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당 특허에 대해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약 2년간의 심리 끝에 지난달 특허심판원으로부터 정정 적법성, 우선권, 진보성이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았다. 이후 모더나는 이를 취소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종 승리를 확정했다.

모더나의 특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 ‘GBP560’을 포함한 여러 mRNA 제조에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특허가 부당하게 우선권을 인정받아 과도한 독점권을 획득함으로써 mRNA 백신 기술 개발을 저해한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결정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경쟁에서 중요한 우위를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모더나와 관련된 특허 분쟁 중이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발 앞서 장벽을 허물고 자체 기술 확보 노력을 이어갔다. 또한, 이는 국내 기업들의 특허 리스크를 완화하고 백신 주권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월 ‘GBP560’의 글로벌 임상시험에 착수하며 mRNA 백신 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진행 중인 이번 임상은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며 내년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백신 개발은 2022년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과 협약해 시작됐으며 초기 연구개발비로 4000만 달러를 지원받기로 협약을 맺고 시작됐다. 후기 단계에서는 CEPI는 최대 1억 달러를 추가로 SK바이오사이언스에 지원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대응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 대응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신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글로벌 결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에 처음 상용화된 mRNA 플랫폼은 신속한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할 수 있어 팬데믹 대응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며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 빠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