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약가 인하 정책 추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제약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글로벌 제약업계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의약품 가격을 국제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의약품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약품에 따라 최대 3배에 달하는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따라 의약품 가격을 다른 의약품 고소득 국가들이 지불하는 것 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책정하는 정책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국제 참조가격제를 통해 의약품 가격 격차를 좁히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연방법원에 의해 거부된 바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최근에 서명한 약가인하 행정명령에 참조 가격제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격을 낮추는 정책이 미국우선주의 정책연구소(AFPI)의 정책 보고서에서 개정된 형태로 재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이 정책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맞아 떨어진다. 이 법은 미국 정부가 가장 비싼 의약품의 가격을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에 협상된 가격조차도 여전히 다른 나라 약가 평균의 2배 이상이며 일부 의약품은 다른 4개의 고소득 국가에서 제약사들이 합의한 가격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BMS의 블록버스터 항응고제인 엘리퀴스(Eliquis)의 한 달 약값은 미국 정가 기준 606달러인 반면, 스웨덴은 114달러, 일본은 20달러에 불과하다.

이와관련 제약업계 소식통은 “국제 참조 약가 정책이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포함하여 논의 중인 다른 약가 인하 조치보다 미국 제약업계에 더 우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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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약가인하 정책은 의회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National Law Review 뉴스에 따르면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는 최근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6개 법안을 패키지로 상정했다. 이 패키지는 PBM(Pharmaceutical Benefit Manager, 처방약급여관리업체) 가격 책정 관행, 차세대 약물 출시, 특허 포트폴리오 주장,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제 메커니즘 사용 등 제약 환경의 여러 측면을 대상으로 한다.

법안의 제안 중 다수는 이전에도 제안된 적이 있지만, 6개 법안이 초당적 지지를 받아 상원 전체회의에 회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13일 제출된 환자를 위한 저렴한 처방약 법(Affordable Prescriptions for Patients Act)은 대조의약품 의뢰자가 바이오시밀러 신청자를 상대로 한 BPCIA(Biologics Price Competition and Innovation Act) 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는 특허의 수를 제한하게 된다. 현재 바이오의약품 라이선스 보유자는 BPCIA 사례에서 최대 20개의 특허를 주장할 수 있다.

#3월 24일 제출된 저렴한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접근성 유지법(Preserve Access to Affordable Generics and Biosimilars Act)은 제약 산업에서 허용되는 합의의 경계에 정확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벌금을 회수하기 위해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한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제네릭 또는 바이오시밀러 신청자에게 ‘독점 라이선스를 포함한 가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모든 계약은 특정 예외 및 제외 조항을 제외하고는 반경쟁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3월 13일 제출된 의약품 경쟁 강화법(Drug Competition Enhancement Act)은 브랜드 의약품 제조업체가 특허 보호를 받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제네릭 경쟁을 피하기 위해 기존 제품을 철회하거나 불공정하게 인센티브를 박탈하는 우려를 겨냥하여, ‘제품 호핑(product hopping)’ 혐의를 불공정 경쟁 혐의로 집행 조치의 대상으로 간주한다.

#3월 24일 제출된 새로운 제네릭의 합법적 혁신을 제한하는 심각하고 시간 낭비적인 남용 중단 법(Stop Significant and Time-Wasting Abuse Limiting Legitimate Innovation of New Generics Act)은 FDA 시민 청원 절차의 남용을 막기 위해 FDA에 가짜 청원서를 제출하는 사람들에 대해 심사일당 최대 5만 달러의 벌금 또는 브랜드 제품 판매자가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을 FTC에 부여했다.

#역시 3월 24일 제출된 기관간 특허 조정 및 향상 법(Interagency Patent Coordination and Improvement Act)은 제출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수립하기 위해 미국 FDA와 특허청이 태스크 포스를 창설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목표는 특허 심사관이 기밀유지 제한에 따라 적절한 경우 FDA 출원에 액세스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월 11일 제출된 국민을 위한 처방약 가격법(Prescription Pricing for the People Act)은 FTC로 하여금 PBM 가격 책정 관행에 대한 구체적인 질의와 함께 의약품 공급망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은 또한 보고서가 단독 원료 의약품 제조업체에 대해 접수된 FTC 불만 사항과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약가 인하 행정명령에서 규정한 조치 이외에 의약품 국제 참조가격제 도입 등 다양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약가 인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의회 차원의 입법 조치도 진행되고 있어 법적·행정적으로 미국 내 약가 인하에 대한 급격한 변화가 예견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