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영국에서 사상 첫번째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Friedreich's ataxia)이라는 희귀질환 치료제가 허가를 취득했다. 미국 바이오젠(Biogen)의 ‘스카이클라리스’(Skyclarys, 성분명: 오마벨록솔론·omaveloxolone)가 그 주인공.

영국 의약품·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은 23일(현지 시간), 만 16세 이상의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스카이클라리스’를 허가했다.

이번 허가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MOXIe)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 환자를 대상으로 ‘스카이클라리스’와 위약을 대조 평가한 연구였다. 1차 평가변수는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의 질병 진행을 측정 도구인 mFARS의 점수 변화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스카이클라리스’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치료 48주차에 ‘스카이클라리스’ 투약군의 mFARS 점수는 2.41점 감소했지만, 위약군은 점수 변화가 전혀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카이클라리스’의 작용기전 덕택이다. 이 약물은 미토콘드리아의 활성 산소(산화 스트레스) 과다 분포를 완화하고 염증 신호 전달 경로를 억제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키는 경구용 NRF2 인자 작용제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는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 발병의 핵심 요인이다. 이 질환은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인 프라탁신(FXN)을 생성하는 염색체 9번의 유전자 변이로 미토콘드리아에 과도한 철분 유입,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프라탁신 발현 감소로 발생한다.

이때 NRF2는 세포가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스카이클라리스’는 NRF2에 작용하여 미토콘드리아의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프라탁신 발현 감소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스카이클라리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여 2021년 11월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한데 이어, 2022년 5월에는 희귀소아질병의약품(RPD) 및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품목으로도 지정했다.

FDA는 이후 2023년 3월 전 세계 최초로 ‘스카이클라리스’를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 치료제로 허가했다. 이어 캐나다 보건부는 올해 3월 허가했고, 이번 영국 MHRA까지 추가되면서 ‘스카이클라리스’는 총 3개국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다음 허가 취득 지역은 유럽일 것으로 짐작된다. ‘스카이클라리스’는 이미 유럽에서 임상 시험이 진행되었으며,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2018년 ‘스카이클라리스’를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 치료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했다.

다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스카이클라리스’의 임상 시험이 여전히 실시되지 않았으므로, 도입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