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공적연금 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는다는 이유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사람이 2022년 9월 제도 개편 이후 현재까지 31만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2차 부과 체계 개편 이후 올해 2월 현재까지 공적연금 소득 2000만원 초과 피부양자 제외 현황’ 자료를 24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단계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이 시행된 2022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공적연금 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해 피부양자에서 제외된 지역가입자는 총 31만4474명에 달했다.

이렇게 피부양자에서 제외돼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시 부담하는 평균 월 보험료액은 올해 2월 현재 9만9190원이었다.

공적연금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피부양자에서 제외된 지역가입자를 연금 유형별로 보면, 공무원 연금 수급자가 21만9532명으로 69.8%를 차지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4만7620명으로 15.1%, 사학연금이 2만5217명으로 8.0%, 군인연금이 2만704명으로 6.6%, 별정우체국연금이 1401명으로 0.4%였다.

공무원 연금 수급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평균 수령액이 상대적으로 높아 연 2000만원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그만큼 더 많기 때문이다.

주목할 부분은 피부양자 자격을 잃은 사람 중 37%인 11만6306명이 ‘동반 탈락자’라는 것이다.

건강보험 당국은 과거부터 부부 중 한 명이 소득 기준을 넘길 시 배우자도 함께 자격을 잃는 기준을 유지했다. 예를 들어, 남편이 공적연금으로 월 167만원 이상을 수령하고, 아내의 연금 소득이 없더라도 남편 소득 초과로 인해 아내 역시 피부양자에서 제외된다.

이와 같은 구조는 경제력이 없는 배우자에게 갑작스로운 보험료 부담을 초래할 수 있어 부당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조치는 2단계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에 따른 결과로, 당시 건보 당국은 ‘무임승차’ 논란을 해소하고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피부양자 인정 기준을 강화했다.

핵심 변경 사항 중 하나는 소득 요건이 기준 ‘연간 합산 소득 3400만원 이하’에서 ‘연간 합산 소득 2000만원 이하’로 대폭 낮아진 것으로, 이때 합산 소득에는 이자, 배당, 사업, 근로, 공적연금, 기타소득이 포함되며 개인연금 등 사적 연금 소득은 제외된다.

재산 기준은 종전과 같으며, 재산세 과세 표준이 9억 원을 초과하거나, 연 소득이 1000만원을 넘고 재산세 과세 표준이 5억4000만원 초과 9억원 이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는다. 이는 지난 정부 시기 집값 상승으로 인해 공시 가격 변동이 반영된 결과다.

건보 당국은 공적연금으로 노후 생활을 유지하다 갑작스러운 피부양자 제외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4년 한시적 보험료 경감’제도를 2026년 8월까지 운영한다.

해당 제도는 변경 제도 시행에 맞춰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첫해에는 보험료의 80%를 감면하고, 이어 2년 차에는 60%, 3년 차에는 40%, 4년 차에는 20%를 감면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