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미국의 바이오기업 할로자임테라퓨틱스(이하 할로자임)가 머크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피하주사(SC) 제형이 자사의 15개 특허를 침해했다며 24일(현지시간) 뉴저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할로자임(Halyzyme)이 가지고 있는 Mdase라고 하는 변형된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의 대규모 그룹을 다루고 있다. 히알루로니다아제 단백질은 정맥주사로 주입되는 약물의 피하 투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키트루다SC는 9월 23일 이전에 FDA 허가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할로자임의 이번 소송은 머크가 계획하고 있는 키트루다 SC 제형의 상업화를 막기 위한 금지 명령을 구하는 것이다.

할로자임은 금전적 구제 이외에 ‘가중적 손해배상(enhancement of damages)’도 요구하고 있는데, 할로자임측은 고소장에서 “침해 혐의가 고의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특허법은 고의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 합리적 실시료를 가중하여 배상을 명할 수 있다.

이번 소송은 할로자임이 잠재적인 라이선스 계약을 위해 머크에 연락하고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소송이 뒤따를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후 제기된 것이다.

머크는 키트루다SC를 만들기 위해 한국 회사인 알테오젠(Alteogen)의 베라히알루로니다아제 알파(berahyaluronidase alfa) 또는 ATL-B4라는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사용하고 있다.

알테오젠 플랫폼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일본 다이이찌 산쿄(Daiichi Sankyo)도 암 치료제의 피하 버전을 개발하기 위해 계약하는 등 다국적 제약사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할로자임은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PH20 효소를 기반으로 하는 인핸즈(Enhanze) 피하 전달 기술로 잘 알려져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PH20을 연구하면서 과학자들은 변형된 아미노산 사슬을 가진 6700개 이상의 추가 단백질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이 라이브러리와 추가 연구를 통해 2016년부터 Mdase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머크는 ALT-B4가 알테오젠에 의해 독자적으로 개발되었으며, 그 염기서열은 할로자임 특허에 공개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할로자임은 알테오젠의 ATL-B4 자체는 할로자임의 라이브러리에 없지만 알테오젠 제품에 사용된 많은 아미노산 변형이 실제로 15개의 할로자임 Mdase 특허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소송은 경우에 따라 알테오젠 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스닥에 상장된 알테오젠은 25일 오전 하락장으로 출발, 이번 소송이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허 소송장에 따르면 머크는 적어도 2009년부터 PH20에 대한 할로자임의 작업을 알고 있었는데, 그때 양측은 처음으로 협업 논의를 했으며, 할로자임은 2015년 ‘키트루다’를 피하로 투여할 수 있는 능력을 머크와 공유했다. 이러한 협상 과정에서 머크는 변형된 PH20에 대한 할로자임의 특허계획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머크는 현재 키트루다 정맥 주사 제형의 2028년 특허 절벽에 대비해서 키트루다SC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키트루다의 매출액은 2023년 250억 달러에서, 2024년 295억 달러로 급증했다. 2025년 1분기는 전년동기 대비 4% 증가한 72억 달러를 기록했다.

키트루다SC가 시장에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머크는 올해 9월 FDA에서 승인되면 올해 안에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머크는 키트루다SC 출시 후 첫 2년 이내에 약 30%에서 40%의 키트루다 환자를 키트루다SC 버전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