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최근 일부 의료기기 공급 중단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안정적인 공급 여건 마련을 위한 제도개선과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회장 김영민, 이하 협회)는 지난 25일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의료기기 수급이 다시 불안정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지연, 고환율 지속 등 외부 요인에 더해, 저수가 및 규제 부담이 누적되면서 일부 품목은 공급 중단 절차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심장 수술용 카테터, 신경외과용 소모품 등 일부 치료 재료는 국내 공급업체 수가 2~3곳에 불과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수술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해 상한금액이 낮아 지속적인 공급 유지가 어려웠던 품목들은 최근 품목갱신제 등 추가 규제로 인해 행정적·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시장 철수를 고려하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협회는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과 함께 회원사를 대상으로 공급 불안정 품목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실태 조사는 △급격한 원가(원부자재, 인건비, 물류비 등) 상승으로 공급 중단이 예상되는 품목 △낮은 상한금액으로 인하여 1년 이내 공급 중단이 예상되는 품목 △해외 대비 현저히 낮은 수가로 인해 공급이 지연되는 품목 △공급업체 수가 3곳 이하로 공급 안정성이 우려되는 품목 등 4개 항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실태 조사 결과 기준에 해당하는 위기 품목은 10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협회는 "조사 결과를 2023년 10월부터 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 수차례 전달하며,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며 "특히 업계는 치료 재료 상한금액 제도를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제도는 한 번 결정된 금액이 이후 급격한 원가 상승·환율 변동에도 조정이 어려워, 공급 기업이 지속적인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제도개선과 위기 품목에 대한 대응을 지속적으로 정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청해 오고 있다"고도 했다.

이진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부회장은 "의료기기 수급의 불안정은 환자 진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며 "협회는 관계 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제도 보완과 공급 안정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