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단)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보건의료 수급추계위원회 위원 구성 절차 및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하고, 대한의학회 등 각 단체의 분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대전협이 주장한 것은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 위원 추천 과정에서 대한의학회 등 단체 성격 해석을 달리 해야 하며, 신중한 논의를 필요로 하는 만큼 논의 절차 및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법령화 하는 것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단체들에게 지난 28일까지 보건의료개본법 개정에 따른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 위원 추천을 받는다고 요청했다. 현재 대전협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의료계 단체 내 공급자 측 위원 추천을 요구한 단체는 대전협을 포함해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대한병원협회 총 6곳이다.

그러나 대전협은 이날 "(대전협이) 수급추계위 위원을 추천할 권한이 있는 단체인지 여부에는 의문이 있다"며 "본 회는 법정 단체가 아니다. 전공의라는 특정 직역을 대표하는 성격을 지닌 공급자 단체로 해석할 수는 있겠으나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에 지난주 화요일 대전협의 위원 추천 권한 보유 여부 및 공급자 단체 명단·선정 기준, 추천받은 위원의 최종 확정까지 거치는 논의 등 절차에 대해 논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방식대로 하겠다면, 조속히 하위 법령을 마련해 본 회(대전협)가 위원 추천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와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기본법' 내 제23조의 2 제6항 제1호에 적힌 '보건의료 공급자 대표 단체'를 제21조와 같이 해석해 간호사회·약사회 등 주체를 명확히 하라고 주장했다. 제21조는 '보건의료 공급자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의료법 제28조에 따른 의료인 단체, 간호법에 따른 간호사회, 약사법에 따른 약사회'라고 표기하고 있다.

대전협은 대한의학회가 의협 산하 학술단체이며, 의협 정관(제48조, 제2조)에 각각 의학회의 업무를 의학 연구 및 발전, 학술활동 장려, 의학 전문성 강화 등으로 규정하고 있어 공급단체가 아닌 '보건의료기본법' 기준 '보건의료 관련 학회 연구기관 등이 추천하는 전문가'로 재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KAMC에 대해서도 정관 제1조에 따라 교육부 소관으로 해석하고, 공급자 단체로 보기는 어렵다 밝혔다. 해당 조항은 '이 법인은 민법 제32조 및 교육인적자원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서,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의학 교육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적혀 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현 사태는 국가적 수준의 갈등을 초래했던 사안으로 상호 신뢰 관계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며 "보건복지부는 법령 해석과 6개 단체 선정 배경과 과정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원 구성 방법 △추천 요청 단체 △단체 선정 근거 △추천 위원 검토 및 확정 방법 △하위법령 개정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도 적어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또한 공문을 보낸 단체 구성과 관련, 대한의학회, 의대교수협, KAMC는 모두 교수로 구성된 단체라며 "의사는 크게 교수, 전공의, 봉직의, 개원의로 직역이 나뉘어 있다"고 짚으며 "의협 외 다른 단체에도 추천 권한을 부여하겠다면 형평을 위해 개원의, 봉직의 등 다양한 직역의 의견이 균형 있게 반영되도록 추천권 분배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대전협은 "의료계의 입장이 일절 반영되지 않은 정부안을 관철시켜놓고, 이제는 법령마저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법적 근거 없이 일부 단체에게 무분별하게 위원 추천을 요청하는 등 수급추계위원회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훼손"하고 있으므로, 투명하고 독립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