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에서 퇴짜를 맞은 미국 리제네론(Regeneron)의 이중특이성 항체 ‘린보셀타맙’(linvoseltamab)이 유럽에서 허가를 취득하며 간신히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28일(현지 시간), 이전에 최소 3차례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성인 환자에 대한 4차 치료제로 ‘린보셀타맙’을 조건부 허가했다. 유럽 제품명은 ‘리노지픽’(Lynozyfic)이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4년 8월 ‘린보셀타맙’의 허가 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다행히 유효성 부족이 아닌 제조 공정상의 결함이 문제였던 만큼, 향후 허가 취득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리제네론은 해당 문제를 해결한 뒤 허가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으며, FDA는 이를 올해 2월 접수했다. 최종 심사 결과는 오는 7월 10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EC 허가는 리제네론 측이 실시한 임상 1/2상 시험(시험명: LINKER-MM1)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린보셀타맙’을 평가하는 다국적 연구였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1년 8월 LINKER-MM1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20명이었다. 따라서 이 약물은 국내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에 따르면, ‘린보셀타맙’은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린보셀타맙’ 투여군의 71%는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으며, 59%와 30%는 각각 매우 우수한 부분 관해(VGPR)와 완전 관해(CR)를 달성했다.

‘린보셀타맙’은 B세포 성숙 항원(BCMA)과 T세포 표면 위의 CD3를 표적하는 이중특이성 항체다. 다발성 골수종 세포 표면에서 과발현되는 BCMA와 T세포의 활성을 유도하는 CD3에 이중으로 작용하여 다발성 골수종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동일한 기전의 약물로는 미국 얀센의 ‘테크베일리’(Tecvayli, 성분명: 테스클리타맙·teclistamab)와 미국 화이자(Pfizer)의 ‘엘렉스피오’(Elrexfio, 성분명: 엘라나타맙·elranatamab)가 있다. 모두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는 다발성 골수종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치료 대안으로서 이중특이성 항체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발상 골수종은 면역 세포를 만드는 형질 세포가 변하여 증식되는 혈액암의 유형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빈혈, 뼈 통증, 신장 수치 상승 및 고칼슘 혈증 등이다. 표준 치료법은 항암화학요법이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는 경우가 잦다.

이중특이성 항체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의 항체가 암세포(B세포) 표적과 T세포 표적을 동시에 수행하여, 발병과 치료에 관여하는 두 경로를 이중으로 공략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