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발효식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유산균을 기반으로 한 국산 면역 항암제 후보물질의 임상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아이바이옴의 ‘GB104’가 그 주인공이다.

지아이바이옴은 지난 4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B104’의 2a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시험은 저위전방절제술 증후군(LARS: 대장암 수술 후 배변 장애 증상) 환자 대상 ‘GB104’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앞서 지아이바이옴은 2023년 2월 대장암 근치적 절제 후 계획된 치료가 완료된 환자 대상 ‘GB104’의 1상 IND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바 있다.

보통 1상은 약물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2상은 약물의 실제 효과를 본격적으로 검증하는 단계이자 임상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실제로 평가해 보는 단계이다. 따라서 ‘GB104’의 이번 2상 진입은 1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GB104’은 락토바실러스 플랜타럼(Lactobacillus plantarum)이라는 유산균을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락토바실러스 플랜타럼은 김치, 요구르트, 치즈 등 발효식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유산균으로, 장내 유익균을 증식시켜 소화를 돕고 장 운동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장염 예방에 더해 변비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 개선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유산균은 면역 세포를 자극하거나 염증을 줄이는 등 체내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지아이바이옴은 여기서 ‘GB104’의 아이디어를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GB104’은 락토바실러스 플랜타럼 중 항암 효과가 입증된 균주를 토대로 개발 중인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T세포와 NK세포 등의 면역 세포를 자극하는 특성 덕분에 면역 항암제로 불린다.

특히 기존의 면역 항암제는 특정한 작용을 통해 면역 세포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증폭시키는 기전인 반면, ‘GB104’은 자연 유래 유산균 중 항암 효과를 보인 균주를 배양하여 개발된 항암제인터라, 부작용이 적고 보다 안전한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아이바이옴이 겨냥하는 주요 적응증은 대장암이다. 대장암은 대표적인 비면역 종양(Cold Tumor) 중 하나로, 종양미세환경(TME)에 면역 세포의 침입이 쉽지 않아 면역 항암제에 대한 반응률이 매우 낮다.

‘GB104’은 이같은 대장암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대장암 이식 비임상 동물 실험에서 ‘GB104’은 단독요법만으로도 NK세포 및 T세포를 종양 조직으로 효과적으로 침투시켜 강력한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더욱이 1상에서 2a상으로 개발의 진전을 이룬 만큼, ‘GB104’는 대장암 치료에 대한 일정 부분의 유효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저위전방절제술 증후군은 대장암 수술 중 하나인 저위전방절제술(Low Anterior Resection, LAR)을 받은 환자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배변 장애를 말한다. 변실금, 급박배변, 잔변감 등이 주요 증상이다.

발병 원인은 직장 제거술 이후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져 소화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GB104’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회복하고 배변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저위전방절제술 증후군이 대장암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다만 대장암 치료 후 발생하는 수술적 합병증이므로, 대장암 치료 후 관리 측면에서 ‘GB104’의 종합적인 대장암 치료 유효성을 탐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