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이 미국의 약가 인하와 관세 정책이 셀트리온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 정책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겨냥한 것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생산 및 판매하는 셀트리온에는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정진 회장은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약가 인하의 주요 타깃은 오리지널 의약품 및 중간 유통 구조(PBM·Pharmacy Benefit Manager·처방약 급여 관리 회사)”라며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은 바이오시밀러인 까닭에 오리지널 제품에 적용되는 약가 인하는 셀트리온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아직 미국에서는 우리가 주력으로 팔고 있는 것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이후에도 기회가 되면 기회가 됐지 위기의 상황으로 인식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를 획득한 피하주사형 인플릭시맙 제제 ‘짐펜트라’는 이번 약가 인하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고가의 신약 및 처방 의약품에 대해 약가 협상 또는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짐펜트라는 이 기준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신약’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짐펜트라가 보험회사 목록 등재에서 겪고 있는 문제도 설명했다.

서 회장은 “PBM에 등재하면 곧바로 보험회사에 리스팅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바이오시밀러는 곧바로 리스팅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시간이 8, 9개월이 걸리고 있다”며 “저희가 PBM하고 계약한 게 8개월 전인데, 아직도 보험회사에 리스팅이 안 됐다. 그게 행정 처리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회사에 등재가 된 뒤에는 ‘짐펜트라’의 사용 비율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며 “유럽에서 정맥주사 대비 피하주사의 사용 비율이 빠르게 올라간 것처럼, 미국도 유사한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의 기존 정맥주사제 ‘램시마’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꾼 신제품이다. 피하주사는 주사기를 써서 피부 아래에 약물을 넣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은 병원에 오래 머물며 정맥주사를 맞는 대신, 그보다 짧은 시간 안에 주사로 약물을 투여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관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저희는 거기에 대해서 이미 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데다 확보해 놓은 재고 물량도 충분해서 한동안 관세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저희가 미국에 판매하는 제품인 ‘램시마’나 ‘허주마’, ‘트룩시마’는 화이자(Pfizer)나 테바(TEVA)를 통해서 팔고 있어서 저희 회사는 관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은 이미 재고를 최소 15개월에서 최대 21개월을 가지고 있어서 관세가 발표되더라도 늦어도 최소한 2026년 말까지는 거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미 제품의 재고가 다 있기 때문에 (미국의 현재 관세 기조가) 올해 사업 계획은 물론, 내년 계획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미국의 이번 관세 정책과 관련해 현지 생산 시설(공장) 건설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관세 면제 조건으로 ‘미국 내 생산’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 회장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10만 리터 공장을 한국에 세우면 1조 3000억 원, 미국에 세우면 2조 원 정도가 든다. 미국에 생산 시설을 지으면 투자 규모가 7000억 원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적지 않은 금액을 쏟아부어야 하는 만큼,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과 경제성 여부를 충분히 살펴본 뒤 현지 생산 시설 건설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셀트리온 이미 미국 8개 주에 있는 48개 사이트(예비 공장 부지)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한편, 서 회장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도 계속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저희가 자사주 1640만 주를 2023년서부터 지난해까지 샀는데 그중에 840만 주는 소각했고, 800만 주는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 사는 자사주들은 다 소각할 생각”이라며, “보유한 800만 주는 CDMO 투자 재원으로 사용하려고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비타(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를 빼기 전 이익)의 3분의 1을 자사주 취득·소각 그리고 현금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할 생각”이라며 “에비타의 3분의 1 범위 안에서는 이 정책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