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실제 치료와 다른 명목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등의 실손보험 허위·과다 청구 의심 사례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 보험서비스 이용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건강보험,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청구·지급 자료 약 10억건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 실손보험 청구는 있었지만 건강보험 청구가 없는 사례가 무려 730만건에 달했다.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약 2조3714억원에 이르지만, 해당 진료에 대해 의료기관이 건보공단에 청구하지 않아 지급되지 않은 공단부담금은 약 2조2473억원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동일한 진료임에도 실손보험과 건강보험에 기재된 상병 코드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전체의 46.5%에 달했다. 특히, 청구된 상병 코드 중 단 하나도 일치하지 않은 사례가 31.9%였으며, 이처럼 전혀 일치하지 않는 상태에서 지급된 실손보험금만 4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병 코드가 일치하지 않는데도 지급된 전체 보험금 규모는 10조6000억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실손보험 청구 건 대비 건강보험 미청구 비율이 높은 7071개 의료기관 중 1123곳을 표본 추출해 조사한 결과, 다양한 형태의 보험사기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용 목적의 코 성형 수술을 ‘비염 치료’로 둔갑해 실손보험을 청구한 경우가 있었다.

실제로 22개 성형외과에서 비염 치료 명목으로 비밸브재건술(기능성 코 성형)을 시행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했으며, 이 중 3곳의 고액 청구 환자 60명을 분석한 결과, 42명은 시술 전 3년간 비염 진료 이력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성형외과·일반의원에서는 도수치료나 피부질환 치료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건강보험에는 해당 진료가 청구되지 않아 피부 미용 시술에 대한 보험 청구가 의심됐다.

감사원은 “도수치료는 성형외과의 통상적인 진료 범위가 아니며, 상당량의 도수치료가 건강보험에 청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미용 목적의 시술 비용을 실손보험으로 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입원 치료 후 실손보험만 청구되고 건강보험에는 청구되지 않은 항암치료 사례도 확인됐다.

3개 의원에서 환자 30명이 다수의 항암 주사와 시술을 받고 실손보험을 청구했지만, 의료기관은 건보공단에 입원 관련 공단부담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의료기관이 입원비를 환자로부터 받고도 건강보험에 청구하지 않은 경우, 정상적인 입원 치료로 보기 어렵다는 2006년 대법원 판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실손보험 가입 시 고지해야 하는 10대 질환을 숨기고 다른 상병명으로 청구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