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툴리눔톡신 제조 기업들의 신제품 개발 경쟁이 가속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먼저 ‘뉴럭스’를 상용화한 가운데, 휴젤, 휴온스에 이어 대웅제약이 새로운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대웅제약은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DWP712’에 대한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회사는 이번 3상 임상시험에서 중등증 또는 중증의 미간주름 개선이 필요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DWP712의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할 계획이다.

DWP712는 분말형 보툴리눔톡신 제제라는 것 외에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다. 다만, 대웅제약은 앞서 지난 2020년 11월 말 미국에서 신규 홀 에이 하이퍼 보툴리눔 균주를 구입해 국내에 반입했는데,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1년 DWP712의 개발이 시작했다. 이를 고려할 때 DWP712는 해당 균주를 이용한 신제품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웅제약은 미국에서 신규 홀 에이 하이퍼 보툴리눔 균주를 구매한 당시 “필요하다면 (이번에 구매한) 새로운 균주를 활용해 톡신 사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민사소송으로 인해 대웅제약의 대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입지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탠다. 아직 2심이 진행 중이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종 결과에 따라 ‘나보타’는 자칫 판매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이에 더해 나보타는 중국에서의 허가 절차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1년 12월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NMPA)에 나보타의 품목허가 신청서가 제출했으나, 3년이 훌쩍 넘긴 지금까지 허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는 2023년 7월 나보타에 대한 보완자료를 접수하고 심사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으나, CDE의 심사는 같은 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중지’(停) 상태다.

중국에서 나보타의 상용화가 계속 지연된다면 후속 제품을 통한 신규 허가 신청도 고려해야 하는 형국이다.

실제 대웅제약의 경쟁사인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의 중국 허가심사가 장기간 지연되자, 지난 2023년 메디톡신에 대한 중국 허가 신청을 철회하고 신제품 ‘뉴럭스’로 현지 허가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후 메디톡스는 중국 해남 스터우 투자유한 회사와 뉴럭스의 중국 수출을 위한 총판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뉴럭스의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중국 최대 제약사인 시노팜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 3사는 중국 임상 3상 시험과 허가 절차를 거쳐 오는 2028년 뉴럭스를 현지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대웅제약이 DWP712 개발을 진행하는 데는 이러한 복잡한 셈법이 얽혀있다는 분석이다.

휴온스바이오파마·휴젤도 후속 보툴리눔톡신 제제 개발

‘HU-045’ 3상 종료 … ‘HG102’ 3상 피험자 모집 중

대웅제약뿐 아니라 휴온스와 휴젤도 각각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리즈톡스’와 ‘보툴렉스’의 뒤를 이을 후속 제품을 개발 중이다. 휴온스는 이미 3상 임상시험을 마무리했고, 휴젤은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휴온스글로벌의 보툴리눔톡신 전문 자회사 휴온스바이오파마는 ‘HU-045’의 3상 임상시험을 올해 초 종료했다.

HU-045는 내성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휴온스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신규 보툴리눔톡신 제제이다. 비독소 단백질을 제거하고 신경독소 단백질 150kDa 크기의 신경독소를 정제해 중화항체 형성 가능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독일 멀츠(Merz)의 ‘제오민’(Xeomin)과 비교 평가를 통해 ‘HU-045’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이번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모집 목표 피험자 수는 312명으로, 지난 2023년 11월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약 1년 3개월 만에 시험을 마쳤다. 다만, 실제 피험자 모집이 지난해 6월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라는 평가다.

휴젤은 차세대 보툴리눔톡신 제제 ‘HG102’의 3상 임상시험 피험자를 모집 중이다. 총 272명의 중등증 이상 미간주름을 가진 피험자를 대상으로 HG102와 엘러간 ‘보톡스’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다는 목표다.

HG102는 휴젤이 2015년부터 개발 중인 차세대 보툴리눔톡신 제품이다.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염산염(Lidocaine hydrogen chloride)을 첨가하고 동결 건조한 가루 형태의 기존 보툴리눔톡신을 액상 형태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국소마취제를 첨가해 주사 부위 통증 관련 환자의 편의를 개선하고, 생리식염수를 희석해 사용해야 하는 가루 형태의 보툴리눔톡신 제제와 달리 희석 단계를 생략해 사용자의 편의성과 시술의 안전성 및 정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휴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