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가 시행된 지 7개월이 지난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 참여율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최근 보험개발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 15일 기준 전체 대상 요양기관 7802곳 중 59%인 4602곳이 실손 청구 간소화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소 3564곳을 제외하고 병원만 놓고 보면 대상 기관 4238곳 중 1038곳만 참여하고 있어 병원 참여율은 24.5%에 그쳤다.

병원급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대상 47곳 중 47곳이 전부 참여했고, 종합병원은 330곳 중 243곳이 참여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병원은 39.3%, 요양병원 6.2%, 정신병원 6.9%, 치과 11.8%, 한방병원 10%로 저조한 참여율을 기록했다.

서비스가 시작된 지 7개월이 지났음에도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보험업계와 의료기관, EMR 업체 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는 실손24 시스템 개발 및 구축 비용 1000억원을 부담하고, 연간 100억원의 운영비를 부담하기로 했으나, 의료계는 추가 행정비용 보상을 내놔야 이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등은 “보험사들은 의약계가 현재 자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핀테크를 통한 청구 서류를 거부하면 안 된다”며 “실손 청구 시스템 유지, 보수 등을 위한 최소한의 행정비용을 보상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한 실손 청구를 전산화하기 위해 EMR 업체와 실손24 시스템이 연계돼야 하는데, EMR 업체는 법상 의무가 없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유인이 적은 것과 현재 의료기관이 실손 청구 전산화 의무 대상임에도 불참 시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점도 저조한 참여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올해 10월 의료기관과 약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의료기관 참여가 늦어지면서 이대로라면 10월 실손 청구 전산화 대상이 확대되더라도 소비자가 큰 효용을 느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