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29일 제21대 대선 후보별 보건의료 분야 공약을 비교·평가한 결과를 발표하며 "핵심적인 보건의료 정책 과제를 포괄적·체계적으로 다룬 후보는 극히 드물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각 후보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0대 공약 및 주요 정책 발언을 중심으로 분석했으며, 송기민 한양대 교수 겸 경실련 보건의료위원회장이 담당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보건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기본권이자,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사회가 직면한 가장 구조적이고 시급한 국가적 과제 중 하나"라며 "진료비의 44% 이상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사용하는 현실에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지역·필수의료 공백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정책적 우선 과제"라고 표했다.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약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핵심 비전"으로 "비교적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정책"을 제시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후보의 관련 공약으로는 △공공의료 인력 확보(지역의사제, 공공의료사관학교) △진료권 중심 인프라 확충 △응급의료체계 개편 △일차의료 중심 건강관리 등이 있다.

경실련은 "특히 국민참여형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의료개혁 추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건강보험 국고지원 강화 등은 문제 진단과 해결책이 일치하는 우수 공약으로 평가된다"면서도 "통합돌봄체계나 질환별 보장성 확대 등 일부 공약은 실행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공백 상황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나 국민 입장에서의 현실적인 보건의료 서비스 개선 방향은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미래의료위원회 신설 등에 대해서도 "국민 참여를 배제한 채 의료계 중심의 협의체만 강조"한다 지적했으며, "제시된 재원 조달 방안 또한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제출한 10대 공약이 부족하다"며 "보건의료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기본 권리이며, 대선후보로서 최소한의 정책 준비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의 공약은 "초고령 사회와 공공의료 강화를 선도적으로 다룬 유일한 후보"라고 호평했다. 경실련은 권영국 대선후보의 공공병원 확대 및 돌봄·간병 공공화 등 공약을 "공공의료의 구조 개혁 측면에서 매우 진전된 공약"이라면서도 전국민 상병수당 시행 등 보장성 강화 공약들에 대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재정 설계는 다소 미흡해 실현 가능성에 대한 보완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어 "이번 대선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건강보험 재정위기라는 구조적 전환기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향후 대선에서는 단기 처방 수준의 정책 나열이 아닌, 국민건강권 보장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책임 있는 공약 제시가 보다 중대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