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일약품이 도입한 철분 보충제 ‘트리페릭(성분명 시트르산피로인산철황산나트륨공침물수화물)’이 국내 공급 중단 끝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제일약품은 29일 ‘트리페릭주’와 ‘트리페리액’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지난 2022년 제품을 출시한 지 3년여 만의 시장 철수다.

이번 허가 취하는 회사 측의 공급중단 결정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제일약품은 지난해 10월 트리페릭의 공급중단을 결정하고 이를 식약처에 보고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공급중단 보고서를 통해 “폐사의 사정으로 2025년 3월 31일까지 제품을 공급하고 이후 공급을 중단하고자 한다”며 “동일한 성분을 가진 품목은 없으나, 동일 적응증을 가진 대체 약제들이 다수 판매되고 있으므로 트리페릭의 공급중단으로 인한 환자의 불편이나 치료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트리페릭은 2020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철분 보충 요법제로 미국 락웰메디컬이 개발했다. 철을 피로인산(pyrophosphate)으로 감싸 생체 방어계를 우회하고 철분의 이동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트렌스페린(transferrin)에 철을 즉각 전달하는 기전을 가졌다.

저장철(ferritin)의 증가 없이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생산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장점이 있다. 저장철이 지나치게 증가할 경우, 심혈관 질환, 감염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제일약품은 2020년 9월 락웰메디컬과 ‘트리페릭’에 대한 국내 허가 및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 2022년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해 비급여 출시했다.

국내 출시 이후 트리페릭의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식약처에 보고된 수입실적은 제품 출시 당해인 2022년 55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억 원을 기록한 뒤 2023년부터는 확인되지 않는다. 2023년부터는 사실상 수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보험 급여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급여가 적용되는 다른 철분 보충제들 대비 시장 수요가 낮았던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