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참여연대는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가 5일 입법예고한 '의료급여법 시행령'에 대해 같은 날 이재명 제21대 신임 대통령에게 "내란 청산을 자임한 이재명 정부가 책임지고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5일 의료급여 제도 보장성을 확대하고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의료급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을 입법예고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앞서 보건복지부는 의료급여 수급자들의 비용의식 약화로 인한 과다 의료이용 경향을 막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연간 외래·약국 진료 횟수가 365회를 초과하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본인부담금을 외래진료 의료급여비용 총액의 약 30%까지 지정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며,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0월1일(수)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정률제로의 변경은 의료비 증가로 인한 수급자 의료비의 부담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비용 예측을 불가능하게 해 병원 방문 자체를 꺼리게 만들어 수급자의 건강권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난한 이들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이번 정률제 개악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이재명 정부에게 철회를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미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과 입장 발표, 결의대회 등을 통해 (의료급여 정률제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혀왔고, 국회 역시 국정감사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의료급여 정률제 도입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보편적 의료보장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의료급여 제도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대상자를 확대해야 함에도 오히려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퇴행적 개악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의 주장에 따르면, 의료급여 수급권자 중 과다 이용자는 1%가량이며 오히려 10명 중 6명은 건강검진도 받지 못하는 등 보장성이 불충분한 영향을 받고 있다. 참여연대는 "의료급여 수급자는 노인, 장애인, 만성질환자의 비율이 높고, 복합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는 수급자가 아니라 이들을 안정적으로 돌볼 수 있는 주치의 기반의 관리체계를 만드는 일을 방기한 보건복지부에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의료급여 수급자에 대한 낙인과 실질적 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이번 정률제 개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정권 교체 시기의 혼란을 틈타 입법예고를 추진한 보건복지부는 수급자와 국민에게 혼란과 불안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이를 철회하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의료급여 정률제 개악이 아니라 아프면 돈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급여제도의 실질적 보장성 강화에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