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췌장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할 때 PSCK9이라는 단백질을 활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췌장암 세포가 폐 또는 간과 같은 다른 장기로 전이할 때 PSCK9이라는 단백질을 활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췌장암 증상은 암세포가 폐 또는 간과 같은 장기로 퍼질 때 처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시점에는 이미 암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

UC 샌프란시스코(UC San Francisco)의 연구팀은 췌장암 세포가 폐나 간처럼 전혀 다른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췌장암 세포가 왜 어떤 기관에서는 생존하고, 다른 기관에서는 그렇지 못한지를 알고자 했다. 그들은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의 독립 연구 프로젝트인 MetMap 데이터를 분석해, 폐나 간 중 한쪽에 주로 퍼지는 경향을 가진 췌장암 세포주를 찾아낸 이후, 이 세포들이 왜 특정 기관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유전적 차이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PCSK9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는데, 이 단백질은 세포가 콜레스테롤을 얻는 방식을 조절한다.

PCSK9 수치가 낮을 때, 췌장암 세포는 주변에서 콜레스테롤을 흡수하는데,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간에서는 이 방식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반면 PCSK9 수치가 높을 때, 암세포는 자체적으로 콜레스테롤을 생성하고, 산소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분자도 함께 만들어내는데, 이는 산소가 많은 폐에서 생존하는 데 최적화된 방식이다.

연구팀이 원래 간으로 퍼질 췌장암 세포에 강제로 PCSK9을 발현하게 하자, 이 세포들은 간 대신 폐로 이동하게 됐다.

이에 연구팀은 췌장암이 퍼지면서 PSCK9을 활용해 새로운 조직과 장기에 적응하면서 생존을 이어간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암세포가 콜레스테롤을 얻는 방식을 조작함으로써 전이성 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 방법의 가능성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