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는 심방세동 환자 가운데 수술 중 외과적 절제술을 함께 시행한 환자가 더 오래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관상동맥 우회술(CABG)을 받는 메디케어 가입 심방세동(AF) 환자 가운데 수술 중 외과적 절제술(Ablation)을 함께 시행한 환자들은 시행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더 오래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흉부외과학회지(The Annals of Thoracic Surgery)'에 실렸다.

최근 연구팀은 2008~2019년 사이 CABG를 받은 기존 AF 보유 환자 8만 7천여 명의 메디케어 청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체 환자 중 오직 22%만이 CABG와 함께 외과적 절제술을 받았는데, 연구 기간 동안 절제술의 시행률은 증가했지만, 2019년 기준 겨우 27%에 불과했다.

이는 흉부외과학회가 해당 시술을 Class I 권고사항으로 발표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이다. 다시 말해 해당 시술을 권장하는 임상 지침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는 아직 널리 시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CABG 중 외과적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위험 조정 후 생존 기간 중앙값이 4.4개월 더 길었다(7.82년 vs. 7.46년, P<0.001).

특히, 절제술을 자주 시행하는 외과의에게 치료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외과의에게 치료받은 환자보다 생존 기간 중앙값이 약 5개월 더 길었다(7.03년 vs. 6.62년, P<0.001).

이번 연구는 CABG 수술을 받는 기존 심방세동 환자의 생존률 향상에 외과적 절제술이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다수의 분석 중 하나이다.

연구팀은 외과적 절제술의 효과가 수술 후 2년 이상 지나야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언급하며, 절제술이 빈맥성 심부전 발생률을 줄여, 장기 생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연구팀은 건강 상태가 더 좋은 환자가 절제술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점에서 생기는 편향(bias)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 가지 고급 통계 기법을 활용했다.

하나는 overlap propensity score weighting으로, 환자 간의 측정 가능한 차이를 보정해주는 방법이었고, 다른 하나는 외과의의 시술 선호도(surgeon-preference)를 이용한 도구변수(instrumental variable) 분석으로, 절제술을 자주 시행하는 외과의와 거의 시행하지 않는 외과의에게 치료받은 환자들을 비교함으로써, 무작위 배정 효과를 모의적으로 재현하고, 측정되지 않은 환자 간 차이를 균형 있게 보정할 수 있었다.

CABG 수술을 받는 환자 중 약 10~20%가 기존에 심방세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수술 중 합병증과 장기 생존률 감소와 관련이 있다.

기존 연구에서도 외과적 절제술이 정상적인 심장 리듬을 회복시키고 장기적인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음이 밝혀졌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임상 지침 준수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주며,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적 치료 결정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