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과 의약품을 사용한 한의사의 의료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서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 의협)가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전문의약품 '리도카인'을 사용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가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상고를 취하함에 따라 1심과 2심에서 선고된 벌금 800만원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해당 한의사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약 2개월간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봉침액과 혼합해 통증 부위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환자 87명에게 면허 외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고,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무면허 의료행위로 인정해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한의사의 '한약제제가 아닌 의약품' 사용이 한의사 면허 범위를 넘어서는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임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대법원에서 판결이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한의사 A 씨가 상고를 자진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신의 행위가 면허 범위를 초과한 무면허 의료행위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소송 결과가 향후 유사 사례들에 중요한 법적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판결을 반영한 정부의 의약품 관리·감독과 단속 강화를 촉구했다.

또한 "현행 제도상 한의사가 의과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규제 및 관리 체계가 미흡한 실정"이라며, 한의원에서의 의과 의약품 공급 및 사용 실태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제도개선 등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편 지난 5월 한방대책위원회에서 제안한 한방 관련 현안 주제의 대국민 공개토론회는 "한의협에서 사실상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시 한번 참여를 요구했다.

특히 "한의협은 더 이상 피하지 말고 대국민 공개토론을 통해 한방의 과학적 타당성과 의학적 근거를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의협은 "일부 한의사들이 의과 의약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등 의료행위의 본질을 왜곡하고, 의료법 위반 등으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해 온 행태는 단호히 금지돼야 마땅하다"며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한의사들의 무분별한 의과 의약품 사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적극 알리는 등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