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송준명 교수 연구팀이 저강도 초음파를 이용해 항암제의 종양 침투력을 높이는 기술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테라그노스틱스(Theragnostics)'에 게재됐다고 12일 밝혔다.

종양 치료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혈관이 형성되지 않아 산소 공급이 부족한 '저산소 영역'에 약물이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영역은 암세포의 악성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기존의 방사선요법, 화학요법, 수술, 표적치료 등의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연구팀은 단방향 유체 흐름 특성을 활용, 저강도 초음파를 한쪽 방향에서 조사하는 방식으로 항암제를 종양 미세환경(TME) 깊숙이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저강도 초음파 적용 시 담관암(CCA) 종양의 저산소 영역으로 항암제 침투 효과가 약 1.8배 향상됐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약물에 의해 제거된 암세포가 초음파를 적용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5배나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조직투명화 기술을 활용해 약물 전달 효과를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항암제만 투여했을 경우 약물이 24시간이 지나도 대부분 혈관 주변에만 머물러 있고, 저산소 영역까지 도달한 항암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저강도 초음파는 열을 발생시키지 않아 정상 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항암제의 침투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느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초음파 치료 전문기업 딥슨바이오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개발된 조직투명화 기술은 향후 항암제의 약물 전달 효과 검증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준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물 전달의 한계가 고형암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임을 명확히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기술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