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판매 중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성분명 : 아달리무맙)’가 자사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며 프레지니우스카비가 독일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의 항소심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패소했다. 앞서 특허침해를 부정했던 1심 판결이 2심에서 뒤집힌 것인데, 재판부가 임랄디의 판매금지는 물론, 손해배상까지 인정한 상황이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독일 뒤셀도르프 고등지방법원(Higher Regional Court of Düsseldorf)은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이 판매 중인 ‘임랄디’가 프레지니우스카비의 ‘EP 3 145 488 B1’ 특허(이하 EP 488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EP 488 특허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활성 성분인 아달리무맙을 함유하는 제형에 관한 것이다. 아달리무맙은 임랄디의 오리지널 제품인 휴미라의 주성분이다. 뒤셀도르프 고등지방법원 재판부는 임랄디의 구성이 EP 488 특허의 모든 특징을 실제로 구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임랄디’의 판매금지를 비롯해 정보 제공, 회계 보고, 회수 및 폐기 명령을 했다. 나아가 바이오젠이 그동안 ‘임랄디’를 판매한 데 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항소심 판결은 앞서 임랄디가 자사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프레지니스카비의 주장을 기각한 뒤셀도르프 지방법원(Regional Court Düsseldorf)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당시 뒤셀도르프 지방법원 재판부는 임랄디가 EP 488 특허 청구항의 모든 특징을 실현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와 정반대의 판결을 내놓았다.

바이오젠은 휴미라의 오리지널 제품에 추가 보호 기간을 제공하는 SPC(Supplementary Protection Certificate)가 만료된 지난 2018년 독일에서 임랄디를 출시했다. 독일은 휴미라 매출이 가장 컸던 시장으로, 임랄디는 출시 후 1개월만에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62%)를 달성했다.

이에 다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아다시오’를 판매하던 프레지니우스카비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프레지니우스카비는 현재 프랑스 등에서도 EP 488 특허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독일에서 진행 중이던 항소심에서 패소하면서 임랄디 특허 리스크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은 EP 488 특허를 무력화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유럽특허청(EPO)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해당 신청은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