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전통적인 궐련 담배의 판매는 감소 추세를 보이는 대신 다양한 맛과 향을 내세운 가향 담배와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가 빠르게 확산하는 등 국내 담배 시장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대한금연학회가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수행한 ‘담배 제품 국내 유통시장 조사 및 흡연행태 심층 분석 연구(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궐련 판매량은 2018년 64억 갑에서 2023년 62억 갑으로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궐련형 전자담배는 6541만 유닛에서 1억2220만 유닛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단순한 제품 교체를 넘어, 전자담배와 가향 담배의 등장이 흡연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가향 담배의 비중은 2013년 9.8%에서 2023년 46.7%로 급증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체 담배 판매의 48%를 차지하며 시장의 절반에 육박했다.

냄새 저감 기술과 향 캡슐 등을 통해 담배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젊은 층과 여성 흡연자의 흡연을 유인한 게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2023년 조사에서는 그간 감소세를 이어오던 성인 흡연율이 이례적으로 반등하며, 특정 연령대에서 궐련 흡연율이 오히려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50~59세 남성과 20~29세 여성의 궐련 흡연율이 전년보다 각각 9.6%p, 6.3%p 상승해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는 전통 궐련의 인기가 전체적으로는 하락세지만, 신종 밤배의 확산이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낮추면서 일부 집단에서는 궐련 흡연마저 다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연구는 설문조사뿐 아니라 소비자의 실제 담배 구매 영수증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 행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여성 흡연자는 남성보다 한 번에 구매하는 담배가 더 많은 경향을 보였으며, 연령대별로는 20대는 액상형 전자담배, 30대는 궐련형 전자담배, 60대 이상은 여전히 궐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 같은 분석은 일부 흡연자가 자신의 흡연량을 축소 보고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기존 통계로는 포착되지 않던 소비 패턴을 드러냈다.

연구는 새로운 담배 형태인 합성 니코틴, 니코틴 파우치, 니코틴 유사물질의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들 제품은 담뱃잎에서 추출한 성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현행 담배사업법의 규제나 과세를 피해가고 있으며,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관심과 유통이 증가하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신종 담배가 기존 흡연자의 금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비흡연자에게는 새로운 흡연 유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니코틴 유사물질은 기존 니코틴보다 중도성이 더 강할 수 있어 규제 사각지대를 사전에 차단할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